1969년 도민주를 기반으로 출범한 전북은행이 43년 만에 또 한 번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전북은행 이사회가 지난 12일 JB금융지주회사 설립을 결의한 것이다. 이날 이사회 결의에 따라 전북은행은 향후 금융위원회 예비인가와 본인가 및 주주총회 등 절차를 거쳐 빠르면 2013년 상반기 중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출범하게 된다. 가칭 'JB금융지주회사'는 자회사로 전북은행과 우리캐피탈을 보유하게 되며, 2013년 금융지주사 설립 시점에 기존 전북은행 주주는 JB금융지주의 주주가 된다. 지역 경제를 위해 소중한 자금을 제공하는 지역은행의 미래를 향한 큰 걸음이다.
사실 전북은행의 금융지주사 설립은 때 늦은 감이 있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지난해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로 출범했고, 제주은행은 신한지주에, 광주·경남은행은 우리금융지주에 일찌감치 편입됐다. 내년 전북은행의 JB금융지주가 공식 출범하면 기업·수출입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이 금융지주사 체제를 갖춘다.
은행들이 앞 다퉈 금융지주사 체제를 갖추고 몸집 불리기에 나서는 것은 글로벌 금융 환경의 대형화 추세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한 자연스런 몸부림이다. 예대 업무에 한정되다시피 한 은행의 경우 증권과 보험, 캐피탈 등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경우 자회사 간 정보 공유, 조달금리 절감 등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1998년 IMF구제금융 이후 대형금융그룹 체제의 불가피성이 국내에 팽배해진 후 2001년 우리금융지주와 신한지주에 이어 하나금융그룹, KB금융그룹이 출범, 4대 대형 금융그룹 체제가 형성됐다. 이들 각자의 총자산 규모는 무려 300조 원이 넘는다. 이들은 은행 고유 업무를 넘나드는 다양한 영역에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소규모 지방은행으로서는 비상 사태가 아닐 수 없다. 이를 경계한 지방은행들도 금융그룹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과 대구에 비해 왜소한 전북은행의 경우 더욱 절실할 수 있다.
전북은행의 금융지주사 출범에 대한 우려도 있다. 금융지주사 출범시 전문인력을 더 확충해야 하고, 주식발행이나 증권 업무 등에서 새로운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이 방만해 지면서 득보다 실이 더 클 수도 있다. 지역 주민과 기업에 대한 원활한 대출 및 금리 조정도 풀어야 할 과제다. 부디 이익은 더하고 위험은 줄여 전북경제를 선도하는 금융지주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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