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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문화계 결산 ③ 국악·양악 - 소리 대중화 '합격점'…소통은 '글쎄'

道 브랜드공연'흐지부지'…한옥자원활용은 수확…전주소리축제 관객몰이 성공…대사습 하향 평준화 도립국악원·호남오페라단, 예향 전북 자존심 세워

 

2012 공연계는 크게 출렁였다. 전라북도 브랜드 공연은 공연 콘셉트·규모 등에 이견을 보이면서 갈 길을 잃은 반면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은 통합 마케팅 등과 같은 과제를 남기면서도 성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22만8000여 명 관광객들의 발길을 유도해낸 '2012 전주세계소리축제'는 판소리 대중화엔 성공했으나 지역 문화계와의 소통에서는 합격점을 받기 어려웠고, 올해 처음 시도된 판소리계 '나가수'인 '광대전'은 오랜 전통이 무색할 만큼 수준이 하향 평준화되는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와 대조를 이루며 주객이 전도됐다는 인상을 받게 했다. 다양한 공연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신현창)은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국악 오케스트라'바람꽃 오케스트라'를 창단했고, 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은 대형 오페라'투란도트'를 시도해 문화적 자부심을 한껏 높였다. 올해 공연계를 사자성어로 정리해봤다.

 

△ 용두사미(龍頭蛇尾) : 브랜드 공연 = 전북도가 시도한 브랜드 공연은 시작만 요란했다. 도는 전북발전연구원을 통해 지역 문화계와 브랜드 공연의 콘셉트·규모·공연장 등을 논의했으나 합일점을 찾지 못하면서 용두사미가 됐다.

 

물론 도가 완성도를 높인 공연 제작을 통해 전북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을 내놓겠다는 의도와 지역 문화계와 소통하면서 합일점을 찾아나가려는 노력은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논의 과정을 공연의 성패를 판단할 마케팅 전문가 그룹이 아닌 전북발전연구원이 주도하다 보니 주객이 전도된 감이 있었다. 대형이 아니라면 굳이 중소형 상설 공연을 추가로 만들어야 하느냐는 지역 문화계의 회의적인 시선도 계속됐다.

 

반면 전북도가 시도한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은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가장 큰 수확인 전주문화재단(이사장 유광찬)의 '해 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 메고'는 별반 새로울 게 없는 공연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객석 점유율 96%, 유료 관객 62.3%를 기록하며 전주를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서 발전 가능성을 제시했다. (사)한국예총 익산지회의 창작악극 '백세지사 가람 이병기', 임실필봉문화촌의 '웰컴 투 중벵이골', (사)고창농악보존회 등의 '新 도리화가'는 지역적 소재를 접목시키는 작은 브랜드 공연으로서 연착륙했으나 통합 마케팅 등이 요구되는 것으로 제시됐다.

 

△ 청출어람(靑出於藍) : 광대전 =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광대들이 너도나도 전주에서 불꽃 튀는 경연을 펼친다면. 관객들이 흥에 겨워 이를 즐기는 '판'이 연출된다면. 이것이 바로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이자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전주 대사습이나 소리축제는 관객 몰이에 성공해 판소리 대중화를 위한 포석은 깔았으나, 전주 대사습 장원의 수준은 매년 하향 평준화되고 스타 마케팅에만 집중하는 소리축제는 지역 문화계와는 불통해 열린 '판'을 내놓지 못하면서 미완의 과제를 남겼다.

 

반면 전주 MBC(대표 전성진)의 판소리계 '나가수'인 '광대전'에선 자존심을 건 광대들이 치열한 경연을 펼쳐 관객들과 신명나는 판을 만들었다. "동생 노릇을 해야 할 광대전이 오히려 형님 노릇을 하는 형국이 됐다"는 일각의 지적은 전주 대사습이나 소리축제가 나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가를 되묻게 한다. '광대전'에서 우승을 한 왕기철 명창은 올해 판소리계에서 최고의 화제 인물이 됐다.

 

△ 명불허전(名不虛傳) : 투란도트 =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신현창)은 '2012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국내·외 찾아가는 공연을 확대하고 각 단별로 깐깐한 공연 평가를 시도하는 등의 체질 개선에 주력했다. 특히 도립국악원이 현대자동차 전주공장(공장장 정준용)·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북본부(본부장 최영철)와 함께 아동복지시설 청소년들로 구성된 국악 오케스트라 '바람꽃 오케스트라'를 전국 최초로 창단한 것은 국악 교육에서도 전북이 앞서가는 곳임을 확인시켜준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

 

여기에 '한국판 엘 시스테마'(빈민층 어린이 무상 음악 교육)인 '꿈의 오케스트라'를 내실 있게 진행해온 익산문화재단(이사장 이한수)과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이인권)이 전국 최초로 교류 연주회'The Greatest Harmony'까지 열어 호평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최고의 화제를 낳은 공연은 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의 오페라'투란도트'였다. 호남오페라단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성악가와 연출가 초청은 물론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이인권)·전북음악협회(회장 박영권)·전주시립교향악단(상임지휘자 강석희)·전주시립합창단(상임지취자 김철) 등의 참여까지 유도한 대형 오페라를 통해 예향 전북의 자존심을 굳건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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