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마을 조성사업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엉망인 모양이다. 이 사업은 도시민의 농촌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입지조건이 양호한 농촌지역에 일정 규모의 전원 주택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도로, 상하수도, 공동이용시설, 전기·통신시설 등 마을 기반시설에 국가예산 80%와 지방예산 20% 비율로 지원된다.
그런데 도내 상당수 전원마을 조성사업 단지가 출발은 그럴 듯 했지만 실제로는 지지부진하고 수요자가 없어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완주 부안 군산 김제 진안 순창 남원 고창 등의 16개 사업단지에 지금까지 국비와 지방비 230억 원이 투입됐지만 주택 건축률은 25%에 그치고, 분양률은 20%를 밑돌고 있다.
입주자 주도형 10곳, 공공기관 주도형 6곳인데 진안의 학선지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부실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별다른 성과도 없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고 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당초 목적을 살린 못한 채 국가예산만 낭비하고 있는 꼴이다.
완주군 구이면의 광곡지구 전원마을은 국비 12억 원과 군비 3억 원이 집행돼 도로, 상수도, 가스 등 기반시설 공사(2005.5.23∼2010.2.12)가 완료됐지만 정작 전원마을은 조성되지 않은 채 수풀에 파묻혀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만6353㎡(7972평) 부지에 33채의 전원주택이 들어서 있어야 맞지만 달랑 3채뿐이다. 단지 내 일부 도로는 파손된 채 방치돼 있고 빈 택지에는 목재 건축구조물 등 건자재가 수풀 속에 쌓여 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전원마을 대부분이 이런 식이다.
이런 실정인 데도 정부와 자치단체는 감독을 게을리 하고 있다. 오히려 신규 사업을 계속해서 지정하고 있다. 실적에 급급한 나머지 사업성을 고려하지 않고 탁상에서 사업을 추진해선 안된다. 입지의 적정성과 추진위의 의지 등을 면밀히 살피고 추진과정에서 불법과 탈법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일부 투기세력이 가담해 땅값을 부추기고 감언이설로 꼬여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면 의법처리하고 환수조치해야 마땅하다. 사업단지가 투기화하면 도시민 유입을 어렵게 하고 조성사업도 장기간 방치될 수 밖에 없다.
감독기관인 정부와 자치단체는 전원마을 사업에 대해 예외 없이 특별감사를 벌일 필요가 있다. 국가와 자치단체 예산이 지원된 만큼 감독기능을 엄정하게 수행해야 옳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