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함께 나르며 음료수 대접 예술가 돕는 시민의 구슬땀 / 오늘부터 일주일간 축제
14일 오전 1시 동문사거리 일대에서 '동문예술거리 페스타'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교통통제에 나선 한 지역 상인의 말이다. 그는 영업이 끝나자마자 "젊은이들이 고생하는데…"라며 축제의 한 일원으로 참여했다.
동문예술거리 페스타가 점점 진화하고 있다. 앞서 열렸던 두 번의 시도보다 돋보이는 참신한 기획력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참여도 높아지고 있어서다. 12일부터 이어진 축제 준비는 13일 자정을 넘겼지만 많은 주민들이 나와 준비과정을 지켜봤다.
예술가들에게 음료수를 제공하기도 하는가 하면 무거운 짐을 함께 나르기도 했다. 동문거리 일대에 교통통제가 되고 있다는 소식을 미처 알지 못한 운전자들도 주민들의 친절한 안내에 웃음으로 화답하며 차를 돌렸다.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가 될 미디어 파사드. 길이 11m에 이르는 대형 작품을 설치하기 위해 20여명의 스텝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대형스피커와 첨단 장비 등을 설치해야 하는 만큼 꼼꼼히 점검해야 할 일이 많아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홍석찬 동문예술거리협의회장 등 지역 주민들은 분주한 손놀림으로 예술가들을 도왔다.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한 송대규씨(31)는 "1㎝의 오차까지 다 계산해야 할 만큼 정밀한 작업이다. 이로 인해 스텝들의 신경이 날카로웠는데 주민들이 도와줘 작업이 수월했다"고 말했다.
이날 도로에 테이프로 그림을 그리는 '거리아트' 작업에 나선 최창우씨(31·자가발전소)는 "위성에서 바라 본 동문거리를 재해석해 도로에 표현했다. 상인들이 영업에 지장이 있을 텐데도 주차차량을 이동해 줘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고 했다.
홍석찬 회장은 "어느 축제보다 지역주민들의 참여도가 높다. 미디어 쇼를 하기 위해서는 조명을 모두 소등해야 하는데 상인들이 영업이익의 감소를 불구하고 모두 협조해줬다. 이는 동문거리가 예술거리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민 스스로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문예술거리 페스타'는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간 동문예술거리일대에서 미디어 파사드(조형물), 워터놀이터, 자전거투어, 거리초크아트, 거리극, 동문 Store in art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밤 7시부터 10시까지 주요 행사가 열리는 페스타에는 상점 17곳, 스탬프 19곳, 기획공연 및 전시를 하는 6곳(창작지원센터 1,2호, 두레공간 콩, 목화, 나비늘꽃, 루이엘모자박물관, 나무일러스트창작소) 등 지역의 다양한 공간과 동문거리의 상점이 예술공간으로 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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