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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산내들 희망캠프 '히말라야를 가다' (상) 네팔 '시리 사라다 학교' 방문

구불구불 6시간 산길…'뜨거운 환영'에 고단함 사라져

▲ 완주산내들희망캠프 히말라야 문화탐사단이 지난해 결연한 네팔 고르카‘시리 사라다 학교’에 도착하자, 학생들이 두줄로 서서 단원들을 뜨겁게 환영하고 있다.

전문 산악인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봉사단체인 ‘완주산내들희망캠프’는 해마다 한차례 청소년 해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2014 아름다운 도전, 히말라야 오지마을 청소년 문화탐사단’을 구성해 1월 6일부터 22일까지 17일간의 일정으로 네팔 현지에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문화탐사단은 지난해 지원협약을 맺은 네팔 고르카 지역 학교를 방문한데 이어, 히말라야 마나슬루 지역을 트레킹하며 현지인들과 문화교류를 맺으며 사고의 폭을 넓혔다. 완주군·전북일보·네파 중리점·운주교육공동체 후원으로 펼쳐진 문화탐사단을 동행취재한 이야기들을 세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네팔 수도 카트만두로 가는 길은 험했다. 히말라야 대자연을 그리며 이륙했던 비행기가 1시간 20분쯤 후 승객들의 고막을 찢어질 듯이 아프게 만들더니, 급기야 오밤중에 기체 고장으로 중국 광저우 공항에 착륙할 예정이라는 기내 방송을 내보낸다.

 

중국서 난데없이 1박을 지낸 후, 다음날 탑승시간마저 오락가락하면서 카트만두 공항에 기진맥진 도착했다. 지난해 완주산내들희망캠프와 지원협약을 맺은 네팔 고르카지역 ‘시리 사라다 학교’로 가는 길은 구불구불 울퉁불퉁 지난했다. 돌고 도는 히말라야 산맥의 산길을 4시간여 달린 후, 또 다시 로컬버스를 이용해 아슬아슬한 산길을 2시간 더 달렸다.

 

학교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비포장길서 뒤뚱거리는 버스 내에 아이들이 뛰어 오르고, 또 다른 아이들은 버스 지붕에까지 단숨에 뛰어 올라 목청껏 노래를 부른다. 산골 아이들의 극진한 손님 환대법이다. 학교 앞에 들어서니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아이들이 사관생도 열병식하듯이 양옆에 도열하고 단원 한명 한명의 목에 화환을 하나 가득 걸어준다.

 

너무 열렬한 환대에 얼떨떨해진 단원들이 교단에 올라서 인사를 건넨다. 탐사단은 학교측에 의약품과 옷가지를 전달하며 고마움을 전했고, 학생들은 긴 박수로 답례했다.

이어 벌어진 한국-네팔 학생들의 즉석 대담. 가이드 통역으로 이어진 대화에서 양측 학생들은 서로의 교육제도에 대한 궁금증을 쏟아냈다. 네팔 학생들은 ‘한국의 학제는 어떻게 구성되느냐’ ‘영어는 언제부터 배우느냐’며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반짝거렸다.

 

서먹거리는 관계를 대화로 말끔히 씻어버린 양국 학생들은 장기자랑으로 정서적 관계의 폭을 넓혀 나갔다. 네팔 학생들은 우리나라의 아리랑과 같은 전통민요 ‘레썸피리리’를 부르며 환영했다. ‘레썸’은 부드럽고 질긴 명주 같은 실이고, ‘피리리’는 바람에 날리는 모양을 뜻하는 의태어. 네팔인들이 가장 즐겨 부르는 이 노래는 히말라야 트레킹 중에도 포터들이 흥이 나면 수시로 흥얼거리는 노래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말춤을 추며 화답했고, 이어 양국의 학생들은 손에 손을 잡고 함께 춤을 추며 마음의 벽을 허물었다.

 

학교 측이 탐사단을 환영하기 위해 저녁식사 시간에 맞춰 닭 요리를 내놓자, 교실 한켠에 탁자를 펴놓고 랜턴을 밝힌 채, 가벼운 술자리와 함께 일상적인 삶을 주제로 가벼운 토론이 이어졌다. 학교 측은 ‘흙바닥인 교실에서 먼지가 일어 학생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고, 탐사단은 ‘올 봄에 다시 방문해 바닥공사를 해결하겠다’고 답했다.

 

산 너머 달이 덩실 떠오르고 보석 같은 별들이 밤하늘을 빼곡이 채운 밤, 교장 선생님의 한마디에 탐사대는 이곳이 세계 최고지대인 히말라야라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저를 비롯 선생님들이 산길로 1시간 넘게 걸어야 집에 도착합니다.” 불현듯 늦은 밤까지 이들을 붙잡은 탐사단원들의 가슴에 미안함이 밀려온다.

 

● 완주산내들희망캠프, 어떤 지원 하나

 

- 작년부터 간호사 양성·보건환경 개선 등 도와

 

완주산내들희망캠프(대표 이왕영, 사무국장 이기열)는 완주지역과 대둔산 일원의 자연 환경 속에서 전문화된 산악캠프와 아웃도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단체이다.

 

수익금의 70% 이상을 사회봉사활동에 내놓는 이 단체는 지난해 1월 네팔 고르카 ‘시리 사라다 학교’와 지원 협약을 맺고 지속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네팔에서도 깊은 산골에 자리한 시리 사라다 학교는 초·중·고 학생 297명의 산골 소년소녀가 날마다 찾는 희망의 배움터이다.

 

산내들희망캠프는 지난해 학교 자체 간호사 양성과 보건환경 개선사업을 비롯 낡은 학교 건물의 외벽을 다듬는 한편 천정 보수공사를 도왔다. 선발된 간호사는 현재 고르카 소재지에서 간호교육을 받고 있으며, 교육을 마치면 학교에서 간호교사로 재직할 예정이다. 산내들희망캠프는 간호사 교육비는 물론 이후 인건비까지 부담할 예정이다. 산내들희망캠프는 이와 함께 독지가·사회단체와 연계, 시리 사라다 학교에 영어 동화책 기증사업 등 교육 기자재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 시바 생카르 데브코타 교장 "완주산내들희망캠프 지원사업 산골 아이들 꿈 키우는데 큰 힘"

“산골에 자리한 이곳 시리 사라다 학교의 교육 여건은 열악합니다. 의자와 책상도 무척 부실하고, 더욱이 돈이 없어서 또 학부모가 교육을 원하지 않아서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시리 사라다 ‘시바 생카르 데브코타’ 교장은 “교사들도 생활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며 “월급이 20만원(한화) 정도에 불과, 교사들도 생계를 위해 농사를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고향서 8년째 근무하고 있는 데브코타 교장은 “완주산내들희망캠프의 지원사업이 아이들에게 큰 힘을 주고 있다”며 “산골 학생들이 큰 꿈을 꾸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히말라야 문화탐사단 - △단장: 이왕영(완주산내들희망캠프 대표) △청소년대장: 이강호(논산 건양고 3년) △대원: 이재훈(한국마사고 1년) 이영섭(충남 인터넷고 1년) 박성진(완주 운주중 3년) 정해선(완주중 3년) 양승철(경기도 의정부 솔뫼중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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