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교수는 1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ICJ 위원으로 선임됐다는 최종 통지를 받았다”며 “지난 3월 ICJ 측으로부터 온 제의를 수락한 이후, 5∼6월 전 ICJ 위원들의 투표를 거쳐 성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952년 창립돼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ICJ는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조직이지만, 국제 인권분야에서는 권위 있는 모임으로 꼽힌다.
유엔 인권메커니즘의 정례인권검토(UPR) 등 각국을 심의하는 과정에 의견을 개진하는 것을 포함해 각종 국제인권 규범을 정립하고 채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1994년엔 ‘끝나지 않은 시련’이라는 일본군 위안부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총 60명의 ICJ 위원들은 1년에 한 번 총회를 열며, 지역별 인권 현안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거나 보고서를 내고 강연을 하기도 한다.
파키스탄의 히나 질라니 전 유엔 사무총장 인권보호담당 특사, 태국의 비팃 문타폰 전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 주로 각국의 고위 판사나 대학 석학, 유엔 인권보고관 출신 등이 ICJ 위원을 맡고 있다. 임기는 5년이며 최대 15년까지 가능하다.
한국인 위원은 안 교수가 처음이며 그를 포함, 아시아에는 5명의 위원이 있다.
안 교수는 “ICJ는 일종의 국제 NGO로, 경험이 가장 많은 인권법률가의 모임”이라며 “동아시아 위원으로는 유일하기 때문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포함해 관련 이슈를 다룰 때 기여할 부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06년 취임, 2009년 이명박 정부의 일방적인 인권위 조직 축소 등에 반발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그는 이후 현병철 위원장이 이끄는 인권위의 정치적 중립성 및 독립성 훼손 등을 비판해왔다.
인권위 안팎에서는 안 교수의 참여로 ICJ가 동아시아 지역의 인권 현안뿐 아니라 인권위의 역할 퇴보를 둘러싼 논란 등에 대한 국제사회 담론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인권위 관계자는 “인권위의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 등급 강등까지 우려되는 국내 인권상황과 반대되는 역설적인 상황”이라며 “독립성 침해에 반발해 물러난 뒤 인권위 등 국내 인권이슈에 목소리를 높여온 안 교수의 업적과 활동에 대해 국제사회가 뒤늦게나마 평가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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