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반 침하·건물 균열 / 인근 주민 "공사 영향" / 건설사 측 "실태 조사"
최근 대규모 공사현장 주변에서 지반침하가 잇따라 발생, 안전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전주지역 한 고층아파트 공사장 인근 상가와 주택단지 주민들이 지반침하에 따른 건물 균열을 호소하며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주시 반월동 S아파트 공사 현장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최근 ‘아파트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었다.
이 일대 10여가구는 공사가 시작된 후 몇개월 지나지 않아 지반 균열 및 침하현상이 발생, 주택 붕괴 우려가 있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전주시와 S건설에 따르면 S건설은 지난 2013년 10월부터 올해 말 완공 예정으로 반월동에 지하 2층, 지상 27층(211세대) 규모의 대규모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고 있다.
공사장 인근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송모 씨(62)는 “S건설에서 이 아파트를 짓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상점 건물 내부의 벽과 바닥이 갈라졌다”며 “최근 들어 갈라진 틈새의 벌어진 정도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주민은 최근 거주지를 다른 곳으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송모 씨(59·여)는 “(S건설이) 터파기를 할 때부터 집이 기울고 벽도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갈라졌다”며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집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어 이사했다”고 토로했다.
실제 송 씨의 집 내부 벽과 바닥은 곳곳이 갈라지거나 깨져 있었다. 또 비가 오면 갈라진 틈새로 물이 새는 탓에 벽지에는 검버섯 같은 곰팡이가 슬어 있었다. 송 씨의 집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슈퍼마켓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건물 바닥과 벽은 마치 지진이 휩쓸고 간 것처럼 여러갈래로 갈라졌고, 옥상으로 오르는 계단과 마주 닿았던 벽면은 어린아이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틈새가 크게 벌어져 있었다.
특히 주민들은 최근 서울 용산에서 발생한 인도 함몰 사고 소식을 접한 뒤부터 주택 붕괴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커졌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슈퍼마켓 업주 김모 씨(51)는 “상가 옥탑방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밤마다 불안해서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공사장 인근 주민들은 최근 피해 보상 주민대책위원회를 꾸려 해당 건설사에 건물 보수·보강 및 금전적 보상을 요구했다.
손병구 주민대책위원장은 “터파기를 하면서 흘러나온 지하수가 지반침하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건물 보수·보강과 함께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건물 붕괴 등을 방지하고, 현 건물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건설사 측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S건설 측은 23일부터 현장 실태조사에 돌입했다. 전주시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음달 11일 주민대책위와 S건설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주민 지원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S건설 측은 “터파기 과정에서 빼낸 지하수 중 일부가 샐 수는 있다”면서도 “실태조사가 끝나봐야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