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북본부가 최근 어린이집 보육교사 1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북 어린이집 보육 현황 실태 조사’ 결과는 미래 동량을 키워내는 보육 현장 교사들에 대한 국가의 푸대접을 재확인 해 주었다. 당국은 늘상 국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지자체는 출산지원금을 지급하며 인구늘리기에 나선다. 하지만 보육교사 지원 정책은 형편없었다.
이번 조사 결과, 보육교사 월평균 임금은 138만원이고 1일 평균 휴식시간은 21.8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육교사들은 규정보다 1시간 38분이나 초과해 근무하면서 고작 21.8분 쉴 뿐이었는데 이는 법으로 규정된 ‘교사 1인당 아동수 기준’을 초과해 돌보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 1인당 아동수 초과 근무 여부를 묻는 질문에 35명(22.1%)이 그렇다고 응답한 것이다. 교사 1명이 맡을 수 있는 아동수는 0세 3명, 1세 5명, 2세 7명, 3세 15명, 4세 20명을 넘으면 안된다. 보육교사들이 규정 이상의 아이들을 볼보느라 휴식조차 제대로 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보육교사들의 급여는 평균 138만원으로 조사됐지만 민간보육시설 근무자들은 이보다 열악했다. 국공립·법인시설 보육교사들이 180만원 가량을 수령하는 반면 민간시설 근무자의 경우 130만 원도 안되는 월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사들은 소득수준, 취업 안정성, 근로시간, 일의 강도, 자율성 등 모든 조사항목(5점 만점)에서 2~3점대의 만족도를 보였을 뿐이다.
이런 부실한 처우가 보육 현장의 아동학대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동학대를 저지른 당사자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으면서 화장실 다녀오기도 빠듯한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는 보육교사들에게 우리 사회가 지나친 요구만 하고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당국은 출산율 저하, 인구절벽 등을 크게 우려하며 출산 증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표리부동한 것이다. 출산율과 인구감소가 두렵다면 출산지원정책 뿐 아니라 보육교사 처우개선책도 함께 펴야 마땅하다.
초중고와 대학교 교직원에 대한 월급과 복지는 최고 수준인 현실에서 수행하는 업무가 전혀 다를 바 없는 보육교사는 푸대접한다. 이는 심각한 차별정책이다. 아이의 성장에서 절대적 역할을 담당하는 보육교사를 푸대접하며 미래 국가경쟁력을 거론하는 것은 모순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