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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공포 외면하는 전북도

▲ 김진만 제2사회부 기자

전북도 보건당국이 집단 암 발병으로 공포에 떨고 있는 익산 장점마을에 대한 역학조사를 거부했다.

익산시가 역학조사를 요청한 다음날 내놓은 빠른 회신이다.

전북도가 익산시에 거부 내용을 요약해 보면 ‘할 수 없다’가 아니라 역학조사를 보건당국이 아닌 환경당국에 요청하라는 것으로 압축된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주민들은 두 번 상처를 받게 됐다. 우선 익산시의 역학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한껏 고무됐지만 기대는 며칠 만에 무너졌다.

특히 암의 발병 원인을 찾을 전문기관인 질병관리본부가 아닌 환경부에나 가보라는 전북도의 답변은 너무 무책임하다. 이미 남원의 내기마을은 인근 아스콘 공장이 위치해 있는데도 집단 암 발병에 대한 역학조사를 했던 전북도 보건당국의 이중적 잣대는 장점마을 주민들에게 아무런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남원 내기마을에선 1999년부터 2013년까지 15년동안 17명의 암환자가 발생, 현재 14명이 사망해 충격을 던져줬지만 익산 장점마을에선 5년 사이 15명에서 암이 발생해 10명이 사망해 남원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심각성을 외면한 전북도의 답변은 더욱 황당하다.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라 역학조사가 불가능하다던 도 관계자는 남원 내기마을의 역학조사에 대해선 “당시는 남원의 강동원 국회의원이 환경부에서 국비를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했다.

익산 장점마을에는 엄격한 원칙과 기준을 적용하면서도 남원 내기마을에선 원칙과 기준보다 정치적인 판단에 따랐다는 답변이다. 얼마나 무책임하고 공정하지 못한 답변인가.

익산시의 역학조사 요구에 이튿날 ‘조사 불가’ 통보를 보낸 전북도 보건당국의 ‘역학조사를 마친 남원도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다’는 답변은 최소한의 고민도 하지 않고 이미 결론을 내린 것이란 핀잔을 듣기에 충분하다.

하루하루 암 공포에 떨며 고통 받고 있는 주민을 한번이라도 생각해봤다면 이런 무책임한 답변을 발 빠르게 내놓지 않았을 것이다.

내 가족, 내 주변의 일이었더라도 이렇게 답변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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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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