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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맞은 정동철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 "전주, 준비된 탄소산업 메카…국가산단 등 배후기반 강화해야"

정부, 탄소산업 국정과제 포함 / 탄소산업진흥원 설립 대비해 조직 정비 등 거점기관 준비중 / 경북 등 타 지자체 경쟁 불가피…'탄소산업=전주' 등식 완성해야 / 탄소복합재 창업지원 보강할 것

▲ 취임 1년을 맞은 정동철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이 탄소산업을 둘러싼 변화의 의미와 전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올해는 탄소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가 컸다. 특히 탄소산업이 문재인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탄소산업 육성의 길이 열렸다. 전주시와 전북도가 수년간 공을 들였던 탄소국가산업단지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내년부터 착공에 들어간다. 탄소관련 국제전시회인 ‘JEC ASIA’가 올해 처음 한국에서 열리며 국제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전주에서 시작된 탄소산업이 국가차원의 육성산업으로 도약하면서 경북 등 다른 지자체의 추격도 빨라졌다.

 

탄소산업 핵심기관이 한국탄소융합기술원 정동철 원장에게 이처럼 탄소산업을 둘러싼 변화의 의미와 전망을 들어봤다. 지난해 11월 25일 취임한 정 원장은 1년여 동안 이러한 일들의 중심에 있었다.

 

- 취임하신지 1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대내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가장 의미있는 일을 꼽으신다면 무엇입니까.

 

“탄소산업이 문재인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된 것입니다. 대통령이 후보시절 ‘전북을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국정과제에 포함시켰습니다. 전주탄소국가산업단지 예타 통과와 산업통상자원부내에 탄소산업 전담부서 설치 등은 이에따른 조치로 보여집니다. 그동안 탄소산업을 지역 전략산업으로 선정하고, 시간과 열정·예산을 투자해온 정치인과 도민들의 노력이 결실로 나타난 것으로 봅니다.”

 

- 지역에서는 국정과제 포함에 따른 후속조치에 관심이 큽니다. 특히 탄소산업 컨트롤타워로서의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설립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은 대한민국 탄소산업 전반에 대한 정책과 예산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중요한 기관입니다. 현재 진흥원 설립을 위한 관련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여야 합의를 얻어 통과하기는 순탄치 않습니다. 분명한 것은 진흥원은 전주에 설립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기술원에서는 진흥원 설립에 대비한 조직개편 등 사전준비와 함께 현행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에 대비해 모두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탄소소재 융복합기술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하는데, 특히 탄소소재 융복합기술전문연구소와 정보관리전문기관, 전문인력양성기관, 국제교류기관 등의 사업을 추진할 거점 기관을 지정해야 합니다. 기술원은 연구기관, 국제협력, 인력양성, 정보관리, 종합대책수립 기능을 모두 보유한 거점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이미 조직을 정비했습니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이 전주에 설립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근거는 무엇입니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전주는 이미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탄소산업의 필요성과 성장가능성을 내다보고 지난 2007년부터 탄소섬유 생산장비를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효성과 함께 국내 최초, 세계에서 세 번째로 자체 기술로 고강도(T-700급) 탄소섬유 ‘탄섬(TANSOME)’을 개발했습니다. 이후로도 기술개발과 투자, 생산을 적극 지원했습니다. 전국의 광역·기초지자체 가운데 탄소산업 전담부서가 있는 곳이 전북과 전주가 유일합니다. 지난해 5월 ‘탄소소재 융복합 기술개발 및 기반조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것도 전북과 전주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렇듯 대한민국 탄소산업 시장을 열어온 곳이 전주입니다.”

 

- 하지만 최근 탄소산업에 관심을 갖는 지자체가 많습니다. 특히 경북은 메가탄소밸리 구축사업에서 전북과 경쟁을 하기도 했는데요.

 

“탄소소재는 기존 부품소재를 대체할 신소재산업으로서 다른 산업과의 전후방 연관효과와 기술적 파급효과가 크고,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은 산업분야입니다. 중앙정부 뿐 아니라 지역정부가 관심을 갖는 것도 미래 부가가치가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인데요. 현재 경북 구미와 경산, 충남 당진, 강원도 등지에서 탄소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사실상 전주가 독주하는 상태였지만 후발주자들이 생긴 상황이어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 그렇다면 전주가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배후 기반산업을 강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그동안은 기술원이 탄소산업을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탄소섬유 생산기술을 개발했고, 생산단가를 낮추는 기술도 개발한 상태입니다. 이를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하고, 대량 생산으로 이어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현재 기술원을 중심으로 탄소관련 기업들이 포진해 있고, 창업도 이뤄지고 있지만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업들이 보다 늘어나야 합니다. 특히 자동차와 기계성형, 항공관련 업종이 필요합니다.”

 

- 원장님은 취임이후 기술원 역량강화를 강조하셨습니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설립에 대비해 조직을 개편했습니다. 연구개발, 인력양성, 정보관리, 국제교류 등은 이미 기술원에서 해왔던 일들인데, 전문성을 강화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정비를 한 것입니다. 시험인증과 상용화센터 등도 단장했습니다. 이와 함께 효율적인 업무시스템을 갖추는데 주력했습니다. 특히 연구자들이 역량을 제대로 펼칠수 있게 환경을 보완하고, 성과 평가 시스템도 도입했습니다. 의사결정구조도 단순화해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앞으로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조직을 꾸준히 정비해갈 계획입니다.”

 

- 국내외 관련기관과의 교류 활동도 활발해진 것 같습니다.

 

“기술원과 효성이 보유한 탄소섬유 생산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이를 성형하는 기술은 유럽이 앞섭니다. 따라서 기술을 보완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이 절실합니다. 현재 기술원은 11개 국가 23개 기관과 MOU(양해각서)를 맺었습니다. 이들과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교류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임기내에 하시고 싶은 일은 무엇입니까.

 

“ ‘탄소산업은 전북 전주’라는 등식을 완성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이 전주에 설립되든지 기술원이 지정을 받든지 해야 합니다. 탄소복합재 관련 기업 창업지원 시스템도 보강하고 싶습니다. 창업 아이디어 발굴에서, 시제품 제작, 생산, 시장개척 등 기업을 지원하는 원 스톱 솔루션을 완성할 계획입니다. 또 탄소섬유 성능은 높이면서 가격은 낮추고, 종류를 다변화하는 것도 기술원의 연구과제입니다.”

 

● 정동철 원장은

 

- 靑 국정과제 비서관 경력 시인 등단에 판소리 취미

 

한국탄소융합기술원 정동철 원장은 연구자(우석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로서의 장점을 살리고 싶어 기술원 수장에 도전했다고 한다. 그런데 현장에 와보니 연구개발은 기본이고, 기업지원·교류·정보관리·인력양성에 정책 기획과 정무 기능까지, 사실상 종합기관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다는 것. 업무파악에 조직정비, 갑자기 치러진 대통령선거과정에서 대선공약 제안과 국정과제에 포함시키기까지 지난 1년을 눈코뜰새 없이 지내며 기술원 청사진을 구체화했다.

 

정 원장은 참여정부 시절 잠시 강단을 떠나 청와대 비서실 국정과제 비서관으로 일했다. 당시의 경험이 현재 기술원을 이끄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북에 대한 애정도 그 때 깊어졌다. 대학을 벗어나 활동 영역을 넓힌 것도 그 영향이 크다. 그는 탄소산업 대표 기관 중심에 선 만큼 임기내에 전북 전주의 탄소산업 인프라를 강화하고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전주 토박이로, 전북대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우석대 교수이며, 대한전기학회·한국탄소학회·한국복합재료학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정 원장은 지난 2006년 광주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지난해 시집(「나타났다」(모악))을 엮은 시인이자 실력이 빼어난 아마추어 소리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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