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채현 〈수수에게 들키다〉
이마를 칠 듯 바짝 붙어선 절벽 아래 큰 집이 있다. 무인카페와 인문학 서적이 빼곡한 서가, 뜬금없는 창고형 갤러리가 있는 곳. 마당에 서면 오디오 명상음악 대신 시냇물 소리가 들리는 곳. 우리가 모르던 유토피아, 그 곳에 하채현 작가가 산다.
하채현 작가가 직접 경험한 아름다운 산골 사투기를 담은 <수수에게 들키다> (상상)를 펴냈다. 수수에게>
책을 보면 <조화로운 삶> 을 쓴 헬런 니어링·스콧 니어링이나 <월든> 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생태주의적인 삶의 지침서로 불리는 두 책의 저자 못지않게 하 작가만의 아름다운 자연관과 인간 삶에 대한 철학이 녹아있다. 월든> 조화로운>
‘한번은 내 팔다리에 두드러기가 났다. 피부과 의사 선생님이 “두드러기가 아니고 벌레 물린 것이에요”한다. 남편에게 벌레가 싫다고 말했다. 남편이 말하길 “벌레와 같이 사는 게 생태적인 삶입니다”.’(139쪽)
대중이 그의 일상 속 소박함과 건강함을 공감한 탓일까. 최근에는 FM라디오 방송에서 <수수에게 들키다> 가 낭독되기도 했다. 수수에게>
하 작가는 “나의 사투는 감추고 그 자리에 내 로망을 채웠다”며, “아직 이곳에 동화되지 못한 만큼 글쓰기는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지역 문화 부흥을 위해 ‘동상연구소’를 설립했다. 전주 등지에서 인문학 특강 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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