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겨울 스포츠의 대제전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지난 9일 개막했다. 이번 대회는 세계 92개국 2925명의 선수가 참가해 17일간의 벅찬 레이스를 펼친다. 동계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다. 우리나라는 15개 전 종목에 144명의 선수가 참가했으며 이중 전북 출신은 5명이다.
이번 동계올림픽을 바라보는 전북인의 감회는 남다르다. 2010년과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놓고 강원도 평창과 전북 무주가 경합을 벌였기 때문이다. 전북은 1997년 세계 대학생들의 잔치인 동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무주와 전주에서 성공적으로 치렀다. 그 여세를 몰아 평창보다 일찍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섰으나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한때 라이벌이던 평창 역시 3수 끝에 2018 동계올림픽을 어렵게 유치했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겪은 탓에 도민들은 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어느 지역보다 크다.
이번 올림픽은 분단국가인 한반도에서 열려 세계인의 눈과 귀가 온통 쏠려있다. 그런 만큼 남북 화해와 평화의 제전으로 멋지게 치러내야 한다. 그게 올림픽 정신의 구현이요 한민족의 저력이 아니겠는가. 사실 한반도는 최근 몇 년간 극단적인 남북 대치로 전쟁위기에 몰려 있었다.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로 미국은 선제공격의 으름장을 놓았고 북한도 이에 지지 않고 응수했다. 이로 인해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촛불혁명의 결과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었다. 다행히 우리 정부는 국내외 보수 세력의 견제와 위협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평창올림픽을 평화와 화합의 계기로 승화시켰다. 그 실마리를 연 것만 해도 이번 대회의 의미는 엄청나다. 불과 몇 달 전만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북한의 참가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이 그것을 증명한다. 여기에 김여정 등 북한 고위급이 방남해 문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하는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남북대화, 나아가 북미대화의 단초를 마련한 셈이다.
더불어 이번 대회는 올림픽 경기를 통해 세계의 젊은이들이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으로 도전하고 경쟁하는 스포츠 본연의 무대였으면 한다.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가리고 승복하는 미덕을 보여 세계인들에게 감동과 눈물을 선사하길 기대한다. 아름다운 도전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설 때 세계인들은 아낌없이 박수를 보낼 것이다.
이번 대회가 남북화해와 함께 인류화합을 다지는 스포츠 한마당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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