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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범 더 빨리 잡을 수 있었는데…

2003년 유력 용의자 나타나
본보서 진범 논란 기사 보도
검·경 소극적 해결 아쉬움

▲ 2003년 6월 7일 토요일자 전북일보 1면.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까지 무려 18년이 걸렸다. 당시 15살 소년은 이제 30대 중반의 나이가 됐다.

27일 대법원 판결로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강도 살인사건의 진범이 단죄를 받았지만, 논란을 일찍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2003년 전북일보가 단독보도를 통해 제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과 검찰, 법원은 경찰의 진범 검거에 따른 언론보도를 등한시 했고 결국 진실이 드러나는데까지 무려 15년이 더 걸렸다. 사건 발생 3년 후인 2003년 6월 7일 토요일자 전북일보는 ‘3년전 刑(형) 확정판결로 종결된 살인 사건 새 용의자 잡혀 진범논란’이란 제목의 단독 기사와 해설기사를 1면과 15면에 보도했다. 기사에는 “10대 소년이 현재 2년 10개월 째 복역 중인 상황에서 당시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군산경찰에 뒤늦게 검거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기사는 경찰이 용의자로부터 범행사실을 자백받았고, 이것이 사실일 경우 무고한 소년에 대한 강압수사 의혹 등 인권침해 시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익산 영등동 택시기사 살해사건 용의자로 김모 씨(22)를 2003년 6월 5일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8년 3월 27일 이날 대법원 상고기각으로 진범으로 확정돼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김 씨를 이미 15년 전 보도한 것이다. 전북일보는 첫 단독보도 이후 연속 보도를 통해 수사기관의 잘못을 지적했다. 그러나 신청된 김 씨의 영장은 반려됐고 김 씨까지 자백을 번복하면서 경찰과 검찰은 이 사건을 유야 무야 덮어버렸다.

15년 전 진범 논란을 단독 보도한 기자 중 한 명인 안태성 KBS전주방송총국 기자(당시 전북일보 기자)는 “당시 경찰이 진범을 잡아놓고도 어찌할 줄 모르는 상황이었고 해결에 소극적이었다”고 회고한 뒤 “그때 적극적으로 검찰과 경찰이 나섰다면 재심을 통한 진범의 단죄가 더 빨라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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