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다", "나라가 망했다", "탄핵해야" 등 반응
도민 대다수 부정적⋯군인, 공무원 등도 불만 커
“어이가 없네요. 지금이 1980년인가요?”
윤석열 대통령의 국가계엄령이 철회된 4일 오전 전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설치된 텔레비전으로 뉴스를 보고 있던 박민기(43) 씨는 크게 한숨을 내쉬며 허탈감을 표했다.
박 씨는 “제가 태어나기 전 일이라 말로만 듣던 2024년 대한민국에서 계엄령이 선포된 것이 맞냐”며 “아무리 정치적으로 몰렸다고 해도 군대를 동원해 상황을 해결하려고 했다는 것이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하면 어떤 국민이 대통령을 신뢰할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이날 터미널에서는 박 씨 외에도 대다수 시민들이 뉴스를 경청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거야?”, “나라가 망했다”는 등 웅성거렸다. 함께 뉴스를 보던 할아버지 두 명은 “지금이 전두환 때냐”며 서로 옥신각신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대학생 김민지(23) 씨는 “최근에 서울의 봄 영화를 봤던 기억이 있는데, 이게 실제로 일어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총을 든 군인들이 국회에 들어가는 일은 상상도 못했다. 최근 취업 때문에 힘든 일이 많은데 정치인들은 전혀 청년들을 걱정해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찾은 전주역 고객대기실에서도 시민들의 시선은 설치된 텔레비전을 향하고 있었다.
휴가를 복귀하기 위해 전주역을 찾았다는 군인 김모(20대) 씨는 “지금의 상황이 믿겨지지 않고 어이가 없다”며 “아직 부대에서 따로 지령이 내려온 것은 없지만, 다들 밤새 잠도 제대로 못자고 긴장 상태로 대기를 했다고 들었다. 지금이 1980년도 아니고, 군인이기 전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일이 일어났다는게 정말 이해가 되지 않고, 자신도 부대에 있었다면 동원됐을 거라는 생각에 무섭기도 하다”고 말했다.
새벽 계엄령 발령으로 인해 출근한 공무원들도 크게 불만을 호소했다.
도내 한 지자체에서 근무하는 최모(20대) 씨는 “갑작스럽게 비상근무 명령이 떨어져 새벽 2시쯤 다시 출근을 했다”며 “출근을 해서 따로 지침을 내린 것도 없고 대기상태로 계속 근무를 하라고 하는데, 이게 정말 무슨 난리인지 모르겠다. 새벽에 출근한 것에 대한 특근비용이나 제대로 지급이 될지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5분께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러나 국회는 4일 오전 1시 본회의를 열고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다. 본회의에는 야당의원들과 국민의힘 소속 친 한동훈 의원계 190명이 참석해 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됐으며,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4시 27분께 비상계엄을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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