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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인 병역특혜제도 전면 재검토 시급하다

윤승용 남서울대 총장
윤승용 남서울대 총장

“대한민국의 은메달을 기원합니다.”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 한창인 가운데 한국 야구팀의 졸전을 바라는(?) 온라인이 뜨겁다. 댓글의 골자는 체육인의 병역특혜, 특히 야구팀의 병역면제 특혜를 둘러싼 찬반이다. 온라인 상에서는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팀이 우승을 하지 않기를 바라거나 설사 금메달을 따더라도 병역면제 혜택을 줘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특히 대만과의 1차전 경기에서 2대1로 충격패를 당하면서 여론은 더 악화중이다.

야구팀에 비난이 집중된 것은 지난해 군 입대를 앞뒀던 오지환, 박해민 선수가 입대를 포기한 것이 아시안게임 출전 후 병역면제를 노린 꼼수였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이러한 주장이 설득력을 더해가면서부터.

운동선수의 병역면제 특혜 시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운동선수에 대한 병역특혜는 1973년 유신정권이 ‘엘리트 체육 육성을 통한 국위선양’을 구실로 올림픽 입상자들에게 병역특혜를 주면서 도입됐다. 그 이후 혜택 범위를 놓고 확대, 축소를 반복하다 현재는 올림픽은 동메달이상, 아시안게임은 금메달리스트로 한정됐다.

이번에 논란이 예년에 비해 가열된 것은 과거의 문제점을 미봉한 채 다시 야구 등 일부 단체종목에서 누가 봐도 뻔한 병역특혜용 대표팀 구성을 노골화했기 때문이다. 야구의 경우 이번 아시안 게임도 과거처럼 일본, 대만 등 8개 팀이 참가했지만 두 나라를 제외하고는 한국의 중학교 수준정도의 전력이다. 그나마 일본 등은 실업팀이 참가해서 프로 최정예가 참가한 한국을 제외하고는 그야말로 ‘동네야구’수준이다.

체육인의 병역특혜에 여론이 비우적인 이유는 스포츠 정신에 위배된다는 점과 대외적인 체면의 문제가 거론된다. 아마추어리즘에 비춰보면 병역특혜는 엄청난 보상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징병제를 실시하는 국가 중에서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주는 나라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이 때문에 한국의 체육인 병역특혜 제도는 종종 해외언론의 조롱거리가 돼왔다.

다음으로는 종목간의 형평성의 문제다. 이미 8년 전의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지적됐지만 당시 야구팀의 금메달과 수영 박태환 선수의 금메달, 그리고 육상에서의 메달을 색깔로만 비교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 ‘동네야구대회’서 우승한 것과 육상, 수영 등의 비인기 기본종목에서 획득한 메달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또 지적할 점은 병역면제 덕에 인기 종목의 프로선수들이 누리는 과다한 금전적 혜택이다. 특히 프로야구와 축구선수들은 병역면제라는 날개를 다는 순간 천문학적으로 몸값이 치솟고, 면제기간에도 억대의 연봉혜택을 누린다. 같은 젊은이인데 누구는 전방 철책선에서 근무하며 월 30~40만원을 받지만 누구는 병역면제 덕에 그 기간에 수십, 수백억 원의 수익을 올린다는 것은 분명 문제다.

병역문제는 우리 국민에게는 가장 민감한 이슈다. 가장 첩경은 병역혜택을 없애는 것이다. 하지만 기왕의 혜택과의 형평성이 문제된다면 거액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의 경우에는 수익의 일정 정도를 환수해서 해당 종목의 발전기금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손흥민의 연봉은 442만파운드(한화 63억원)이고 오지환과 박해민의 연봉도 억대가 넘는 2억9천만 원이다. 이들이 입대할 경우 겨우 매월 수십만원 밖에 받지 못한다. 이를 감안하면 적어도 이들이 군 면제혜택을 받을 경우 군입대시 포기해야하는 연봉과의 차액 중 합리적인 금액을 징수해서 체육발전기금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추진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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