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근/ 농협은행 전북본부장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 ‘인연(因緣)’에 보면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인연인줄 알지 못하고, 보통사람은 인연인줄 알아도 그것을 살리지 못하며, 현명한 사람은 옷자락만 스쳐도 인연을 살릴 줄 안다.” 라고 인연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나온다.
살아가면서 좋은 인연을 단번에 알아보고 그 인연을 잘 살려낼 수 있는 지혜를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 맘 때가 되면 필자가 속한 은행에서는 신규직원 채용을 시작한다. 그때마다 저렇게 많은 지원자들 중에서 어떻게 좋은 인연을 찾아낼까, 또 그 인연을 어떻게 하면 잘 살려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훌륭한 인재를 모시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어떤 직원과 함께 일하는가에 따라 그 조직의 명운이 좌우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기업마다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을 정의하고 그에 부합하는 인재를 모시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럼 ‘어떤 인재를 뽑을 것인가?’라는 중요한 문제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이에 대해 필자는 태도(Attitude)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태도란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가치관을 담고 있는 것으로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는 좋은 척도가 된다.
먼저 자신을 대하는 태도다.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자존감(Self respect)이 뛰어나다. 자기존중이 있는 사람은 작은 실패에 굴하지 않고 넘어진 그곳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이고, 타인의 시선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 강한 사람이다. 또한 자기를 사랑하므로 자기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스스로 공부하고 준비하여 어떤 상황에도 지혜롭게 대응할 수 있도록 무장(Get under arms)되어있다. 이런 태도를 가진 인재가 조직에 있다면 기업은 든든히 세워져 갈 수 있다고 믿는다.
다음은 타인을 대하는 태도를 살펴보자. 조조가 세운 위나라 시대의 명신인 ‘유소’라는 사람이 쓴 인사교과서 「인물지」라는 책의 결론에 진정한 인재란 ‘자신을 낮추어 겸양하고 남과 다투지 않아 아름다운 명성을 이루는 사람’으로 표현되어 있다. 원만한 대인관계를 통해 조직의 화합을 이끄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진정한 인재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고리타분한 이야기일지는 모르지만 타인을 대하는 태도에는 겸손함이 필요하다.
겸손한 인재는 남을 칭찬하고, 자신보다 팀을 강조하며, 개인적인 성공보다는 모두의 성공을 지향하는 사람들이다.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이 움직이면서 성과를 내게 된다. 그래서 팀워크를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고, 소통과 협업(Collaboration)에 익숙한 겸손한 인재가 소중한 것이다. 과거에는 상사에게는 잘하지만 후배나 동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직장에서 성공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런 리더십이 발붙일 곳은 없다고 단언한다. 선배, 후배를 비롯한 동료들 모두에게 존경받는 겸손한 인재가 필요하다. 이런 겸손한 인재들은 동료직원들의 지지와 신뢰를 얻을 수 있어 결국 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게 된다.
‘최고의 인재는 쓰는 것이 아니라 모시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올 가을 채용에서 멋진 인연을 만났으면 좋겠다. 높은 자존감과 겸손한 태도를 지닌 최고의 인재들을 모시고 함께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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