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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산단 폐기물 매립장, 소통과 신뢰로 풀어야

김재호 선임기자
김재호 선임기자

산업단지는 일자리와 세수 등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각종 폐기물 발생 폐해도 뒤따르는 만큼 지역사회 민·관의 소통과 이해, 신뢰가 전제돼야 기업과 지역사회가 이익을 공유할 수 있다.

완주군 용암리와 둔산리, 장구리 일대에는 현대자동차가 주력인 완주일반산업단지 335만8000㎡를 비롯해 전주과학산업연구단지(307만3000㎡), 완주테크노밸리일반산업단지(131만5000㎡)가 가동 중이다. 또 2013년부터 추진돼 2016년 12월 인허가, 오는 2021년 4월 준공 예정인 완주테크노밸리 제2일반산업단지 211만5000㎡가 조성되고 있다. 모두 986만 1000㎡에 달하는 대단위 산업단지다.

완주군은 이들 산업단지 유치 및 가동 등 효과로 세수와 인구 등 지역생태계가 탄탄해졌다. 재정자립도가 수년간 20-30%에 달하고, 인구가 10만 명을 육박할 만큼 건강하다.

하지만 최근 완주군 봉동읍 둔산리 일대 주민들이 인근에 조성 중인 완주테크노 제2일반산단 내에 계획된 폐기물매립장 취소 또는 이전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민관 갈등이 첨예하다. 19일엔 반대 서명부를 완주군에 전달했다. 주민들로선 당장 건강한 환경이 앞서는 탓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법적 요건인 폐기물매립장을 우선하지만 주민들은 당장 거주지 환경권과 건강권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

국민은 소득 및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혐오시설을 원하지 않는다. 전북도와 김제·전주·완주가 최근 전주혁신도시 악취문제 해결을 위해 1,198억 원을 투입해 악취저감정책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나, 익산 왕궁 축산에 따른 수질 및 악취민원 해결을 위해 축사매입에 나선 것은 이 때문이다. 이들 대책의 경우 일반 주민이 아니라 혁신도시와 새만금이라는 ‘꿀단지’ 때문이라는 것이 씁쓸하기는 하다.

어쨌든 지자체들은 주민 민원과 청정환경 중시 기조 속에서 마을과 축사 이격 거리를 늘리고 있다. 완주군의 경우 계사는 1㎞, 돈사는 2㎞ 이격하도록 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500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한우사를 지어야 한다.

이번 완주 제2산단과 그 내부의 폐기물매립장 조성은 2년 전 절차가 마무리된 사안이다. 이제 와서 주민 요구대로 매립장을 취소하거나 이전하기가 난감하게 된 것이다. 사업장 지정을 제외한 일반 폐기물만 매립하도록 하려고 해도 관계기관이 반발하니, 완주군은 샌드위치 상태다.

당국은 법을 준수하면서 주민이 수긍할 대책을 내놓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지자체가 법을 근거로 밀어붙이고, 주민이 생존권을 내세워 끝까지 반대하면 2021년 4월 공단 준공이 가능할까. 3200억을 투자했는데, 정작 기업유치가 가능할까. 세수는 어떻게 변할까. 봉동 수영장을 단돈 1700원(군민)에 계속 이용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10년간 110만톤 매립장을 지역주민의 관리감독 하에 운영하도록 하는 방안은 어떨까. 행정에서는 철저한 모니터링, 매립과 침출수 처리, 악취요인 제거 등을 약속하고 있지만, 이런 메커니즘에 주민의 힘이 더 실리도록 하는 어떤 강력한 신뢰 방안 말이다. 민관의 소통과 합의, 그리고 신뢰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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