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 지킴이 있어도 아찔한 상황 잦아
최근 3년간 도내 스쿨존 사고 건수 증가세
전북교육청 “학생 교통안전 종합계획 추진”
“어제도 아침 8시 바로 저 앞에서 사고가 났습니다.”
26일 오전 8시 전주 평화초등학교 앞 스쿨존. 학교 맞은편 상가에 길게 늘어선 불법 주정차 차량 사이로 키 작은 학생들이 보였다 사라지길 반복했다. 정문 앞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지키고 선 교통안전요원이 별안간 호루라기를 ‘휙’ 불었다. 골목에서 학교 앞 도로로 나오던 차량이 골목을 가로지르려던 김모(9) 양을 미처 보지 못해 충돌할 뻔했다.
골목을 끼고 주차된 차에 시야가 가려진 탓이다. 이 구간에서는 전날(25일) 오전에도 차량 간 충돌사고가 났다. 빠른 속도로 달리던 차들이 주정차량에 의해 시야 확보를 하지 못하고 부딪힌 탓이다.
편도 3차선 도로와 골목들이 엉킨 후문 일대는 거침없이 달리는 차와 학생들이 뒤섞였다. 교통안전 지킴 자원봉사자인 오상환(79) 씨는 “운전자들도 경각심이 적어 부주의하고 학생들도 무심결에 뛰다보니 지킴이들이 제지해도 위험한 상황이 잦다”고 말했다.
이날 자가용을 탄 기자가 스쿨존 내 최대 허용 속도인 시속 30km로 구역을 주행하자 뒤차가 ‘빵빵’ 연신 경적을 울렸다.
새 학기를 시작한 전북 초등학생들의 등굣길이 여전히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은 어린이들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유치원 및 학교 정문으로부터 300m 이내에 설치한 구역이다. 이 구역에서는 운행속도를 30km 이내로 유지해야 하며, 구역 내 신호위반, 주·정차를 금지한다.
그러나 도내 상당수 스쿨존에서 속도·신호 위반 차량 등으로 연신 아찔한 상황이 벌어져 학부모와 교사들이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전북교육청 등이 3월 한 달간 도내 각 초등학교 앞 특별 교통안전지도를 펼친 결과, 보행권 침해 요소가 수두룩했다.
혁신도시 등 신도시에 생긴 초등학교들은 아파트 단지에서 차가 빠르게 달리는 큰 도로를 건너와야 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로변에 있는 익산의 이리초교는 학교 주변 과속방지턱이 너무 낮은데다 하나밖에 없어 자치단체에 과속방지턱 추가 설치를 요청한 상태다.
최근 3년간 도내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학생안전을 위한 교통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스쿨존 내 어린이교통사고 발생건수(부상자수)는 2016년 17건(17명), 2017년 18건(22명), 2018년 30건(45명)이다.
이에 따라 전북교육청은 ‘2019 학생교통 및 통학로 안전종합 계획’수립에 나섰다.
유승오 전북교육청 정책공보담당관은 “현장 점검 결과 안전한 통학로 확보와 등·하굣길 교통사고 예방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운전자 단속·CCTV 및 안전시설물 설치 등을 위해 경찰청·자치단체 등과 적극적으로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계획으로 4월까지 통학로 집중 점검과 어린이보호구역 관계기관 협의회 구성, 학교 자체 학부모·교직원 안전도우미 구성, 학생 교통안전교육 강화 등이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