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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임영숙 부부 “주민들에게 감사한 마음 전하고 싶어요”

2017년부터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국수 무료급식소 운영해
이후 동네 주민들이 함께 도와주고 참여하는 봉사의 장으로

이재성·임영숙 부부. 조현욱 기자
이재성·임영숙 부부. 조현욱 기자

각박한 사회에서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행보는 세상에 따뜻함을 전한다.

이재성(66)·임영숙(59·여) 부부는 지난 25년간 전주 완산구 서노송동에서 ‘남북로이마트’라는 슈퍼마켓을 운영해오고 있다.

원래 남원에서 서점을 운영했던 이들 부부는 서점 사업이 점차 쇠퇴하자 1994년 자녀들과 함께 전주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현재의 위치에서 슈퍼마켓을 시작해 선미촌의 굴곡진 세월과 함께 살아오고 있다.

남편 이 씨는 “처음 왔을 때는 동네에 사람이 많아 장사가 잘됐다”면서 “특히 명절 기간에는 손님이 많아 집도 못 가고 장사만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2004년도 성매매특별법 시행과 전주시의 도시재생 사업으로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떠나게 됐다.

주변에서도 장사가 안되니 부부에 떠날 것을 권유했지만 부부는 자식까지 키운 정든 동네를 떠날 수 없다며 계속해서 장사를 이어왔다.

 

10일 전주시 선미촌에 위치한 '남북로이마트'의 이재성(66)·임영숙(59·여) 부부와 동네 주민들이 불우한 이웃들을 대상으로 무료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10일 전주시 선미촌에 위치한 '남북로이마트'의 이재성(66)·임영숙(59·여) 부부와 동네 주민들이 불우한 이웃들을 대상으로 무료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그러다 이 씨는 평소 봉사활동을 하던 아내에게 우리가 살고 있던 동네에 감사함을 전달하기 위해 봉사할 것을 제안했고 이후 운영하던 슈퍼마켓의 절반을 비워 2017년 3월 8일 선미촌 무료 국수집을 시작하게 됐다.

부부는“처음 시작할 때는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봤다”며 “장사도 안 되는데 사심이 있어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냐고 많이 물어봤다”고 말했다.

가게 매출의 일부와 가게에서 나온 폐지를 판 돈, 주변인들의 개인 후원과 도움 등으로 운영되는 이 무료 급식소는 처음 주민들의 불신을 받으면서 시작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동네 번영회와 부녀회 등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봉사의 장이 되었다.

아내 임 씨는“솔직히 매주 수요일 목요일 무료급식을 운영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며 “우리 부부가 욕심만 챙겼다면 무료급식을 하지 않고 슈퍼 운영에 더 공을 들였겠지만 내가 살고 있는 이 동네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주민들과 함께 하는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의 소망은 앞으로도 동네 주민들과 함께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면서 선미촌이 도시재생사업으로 새롭게 탈바꿈해 거리에 활력이 넘치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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