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세먼지로 야외 체육 제한, 학교 체육관 건립 요구 커
학교 관계자들 “운동장보다 안전하게 체육 활동 할 공간 필요”
일부 교사·학부모 “미세먼지 저감하는 근본적 대책 마련해야”
미세먼지 악화로 야외 수업이 어렵자 운동장 부지에 실내체육관을 세우는 전북 학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학교 부지는 한정된 상태에서 운동장 대신 학생들이 안전하게 체육 활동을 할 실내공간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바깥 공기를 피한 체육관 활동은 미봉책일 뿐이며, 아이들 정서에도 운동장 흙을 밟고 노는 게 중요하다는 주장이 맞선다.
8일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도내 10개교가 지난달 25일 열린 전북교육청 공유재산심의회를 통과해 다목적 학교체육관 신축 승인을 받았다.
미세먼지 등 환경 악화와 관계없이 아이들이 넓게 뛰놀 수 있는 실내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진 탓이다. 심의를 통과한 곳은 10개교지만 올 상반기에 사업서를 냈거나 하반기에 신청 준비를 하는 도내 학교는 배가 넘는다.
하지만 학교 부지가 한정돼 있다 보니 도내 학교 대부분 운동장 부지에 체육관을 짓고 있다. 올해 체육관을 신축하는 도내 10개교 중 7개 학교가 운동장 부지에 학교를 짓는다.
해당 학교 관계자들은 “자녀 건강을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많다 보니 야외 체육 수업을 하기가 부담된다”며 “학사일정도 고려해야 해서 실내에서 수업 진도도 정상적으로 나가고, 안전하게 활동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점점 좁아지는 운동장에 일부 교사·학부모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김형배 전교조 전북지부 정책실장은 미세먼지를 피해 실내로 들어가는 것은 미봉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쫓아야 하고 미봉책으로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뿐”이라며 “밖에 미세먼지가 많으니 교실과 체육관에만 활동하자는 방식으로 가면 결국 실내에서도 먼지가 발생하니 운동을 자제하자라는 식의 논리에 빠지고 만다”고 말했다.
도내 한 중학교 체육 교사도 “체육 교육은 복합적이어서 어느 한 쪽으로 활동을 몰아갈 수 없다. 사용 빈도수가 낮아져도 운동장은 학생 교육과 정서를 위해 필요한 공간”이라고 밝혔다.
운동장은 조기축구 회원 등 인근 주민도 함께 사용하는 공공 공간인 만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최근 농구 체육관 신설을 추진한 전주의 한 초등학교 역시 이를 두고 학교와 주민·학부모간 마찰이 심한 상황이다.
학교는 기존 체육관이 있긴 하지만 미세먼지 차단 강화와 새로 생긴 농구부의 전문훈련 등 다양한 신설 필요성이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학교의 한 학부모는 “학교 운동장은 어린아이, 청소년, 어른 할 것 없이 함께 어울려 온 마을 공동체 공간”이라며 “주민과 학부모들은 운동장을 지키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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