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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전망 좋은 방

피렌체 베르톨리니 여관, 루시와 샬롯은 아르노강이 보이지 않는다고 투덜댄다. 전망이 좋은 옆방 조지와 아버지 에머슨이 방을 바꿔준다. 우여곡절 끝에 루시와 조지는 결혼을 하고, 피렌체 그 ‘전망 좋은 방’으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영화 《전망 좋은 방(A Room with a View)》, 푸치니 오페라 《잔니 스키키》의 아리아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o mio babbino caro)〉가 깔린다.

사람들은 산 좋고 물 좋고 정자까지 좋은 곳을 찾아 나선다. “가장 좋은 전망은 누워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거랬어요”, 《전망 좋은 방》의 대사처럼 잔디밭에 팔을 베고 누어 하늘을 올려본다. 가슴이 뻐개질 듯 깊고 푸른 하늘이 벅차다. 아래쪽 산마루가 아니었다면 영락없는 바다, 돛배처럼 한 점 흰 구름 떠가는 아득한 하늘을 숨 쉰다. 하늘이 내게로 와 안긴다. 가득 담은 하늘이 흘러넘칠세라, 가만 두 눈을 감는다. 세상 가장 좋은 전망은 지그시 두 눈을 감는 것이라는 듯……. ‘키리 테 카나와’의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가 귓전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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