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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영혼의 치유소!

이종훈 전주시립극단 예술감독
이종훈 전주시립극단 예술감독

20세기의 출발과 함께 시작된 한국연극의 여정은 가파르게 변화하는 정치사와 경제적인 곡선에 따라 수많은 장애물을 만나면서 소용돌이와 정체를 거듭하며 힘겹게 굴러왔다. 여기에는 배우와 단체와 연극의 생성과 소멸, 유입과 변형, 갈등과 화해, 도전과 반응의 흔적들이 산재되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활동하고 있는 전북연극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전북에서 활동하는 연극인에 의하면, 연극만을 통한 자신의 월 평균 수입이 30만원 정도라는 말을 들었다. 연봉 사백만원에도 못 미치는 이 액수는 도시 서민의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수치라 망신스럽기도 하고, 예술의 자존심과 관계되어 차마 주변 사람들에게는 밝히기가 어려웠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공연(연극) 시장은 외형적으로는 서울을 중심으로 눈부시게 성장되었지만 지역은 하드웨어에 속하는 공연장만 설립되었을 뿐 소프트웨어인 창작콘텐츠 발굴과 연극인들의 창작 활동 지원 분야는 아직도 미세하고 불안정하여 기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형상이다. 전북의 연극인들 대다수는 지원금에만 의존하든지, 연극인 강사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수입을 창출한다. 따라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창작 활동을 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지원금을 타기 위한 정체모를 생소한 단체들, 눈을 씻고 들여다봐야 알 수 있는 공연 홍보, 그나마 공연 횟수 1~2회, 연극적 가치는 찾아보기 힘든 민망스런 열정만 돋보이는 연극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이 전북연극의 현실이다. 이는 소액 다건의 지원금들이 주는 폐해들이다.

잘 쓰인 작품을 발굴하고 개발하여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좋은 작품을 만드는 안목이 절실하다. 또한 미래의 관객 시장 확보를 위해 일찍부터 어린아이들에게 연극을 가르치고 관람하게 하여 문화가 자연스럽게 생활화되는 예술교육의 습관을 키워야 한다.

미국의 <국립예술교육협회> 선언문은 미국인들의 연극에 대한 의식을 잘 드러내 놓고 있다.

“우리들이 아이들에게 연극을 가르쳐야 하는 이유는 연극은 과학이기 때문입니다. 연극은 수학입니다. 연극은 외국어와 같습니다. 연극은 역사입니다. 연극은 신체훈련입니다. 연극은 말하기를 가르쳐주는 예술입니다. 연극은 사업입니다. 연극은 기술입니다. 연극은 경제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연극을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칩니다. 학생들에게 연극을 전공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학생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연극을 공연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편하게 쉬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재미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름다움을 알게 하고> <세련된 감각을 유지하게 하고> <세상 속에 감춰져 있는 무한한 것에 다가가게 하기 위해서> <더 많이 사랑하게 하기 위해서> <더 많은 동정심과> <점잖음과> <착한 것을 배우게 하기 위해서> 한 마디로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 것인지 학생들이 알 수 있도록 우리는 학교에서 연극을 가르칩니다 ”

“연극은 삶이요, 학교요, 영혼의 치유소다“ 라는 말처럼 연극의 의미를 새삼 일깨워주는 좋은 문장으로 우리가 깊이 음미해 볼 부분이라 생각한다. /이종훈 전주시립극단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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