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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밀을 살려야 하는 이유] 수입밀 생태발자국 1만km…로컬 농산물, 환경비용 줄이는 지름길

국산밀과 로컬농산물로 만든 전주비빔빵. /제공= 천년누리 전주빵
국산밀과 로컬농산물로 만든 전주비빔빵. /제공= 천년누리 전주빵

국산 밀 자급률은 0%대이다.

2년째 계류 중이던 밀 산업 육성법 제정안이 국회를 최종 통과했고 35년 만에 밀 수매제를 법으로 명기하고 공공급식 등 집단급식에 우리밀과 밀가루를 우선 구매토록 요청할 수 있게 되었다. 계약재배 장려와 생산, 유통단지 지정 등의 기반 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그러나 2016년부터 2018년 산 밀가루 3만톤이 여전히 재고로 남아있고 올해 6~7월에 수확된 햇밀의 부담도 커서 현장에서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개월 후면 또 밀 파종이 시작된다.

△밀 자급률 최저…재배면적 감소

밀 자급률은 주요 곡물 중 최저이지만 그중에서 재고가 반절 이상 쌓여있기 때문에 사실상 0.5% 대라고 보면 된다. 농식품부는 2018년 12월에 산업 중장기 발전 대책을 발표하면서 2017년 1.7%인 밀 자급률을 2020년 5.1%, 2022년 9.9%로 높인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러나 2018년 밀 자급률은 2017년보다 0.5% 포인트나 떨어진 1.2%에 불과했다. 사료용을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0.7%로 0%대이며 식용 밀의 재고가 2016년부터 3만톤이나 남아 있어서 식용 밀 역시 0% 대라고 보면 된다.

밀 생산 재배면적도 급감하고 있다. 밀 재배면적은 2017년 9283㏊에서 2018년 6600㏊로 29%나 줄었다. 2019년에는 재배면적이 3736㏊ 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2019년 밀 자급률은 0.5%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재배면적이 비슷했던 2004년(3792㏊)의 자급률이 0.5%였다. 밀 재배면적이 줄어드는 이유는 물론 소비처가 없기 때문이다. 밀 소비량은 늘어가는 데 국산 밀을 사용하는 개인과 업체들은 계속 줄어가고 있기 때문에 수확을 해도 팔리지 않으니 소득이 되지 않고 인건비조차 나오지 않아서 농가들이 밀 재배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죽어가는 국산밀을 살려야 하는 이유로 첫 번째 밀은 이미 주요 식량원이기 때문이다. 음식을 먹어야 살아갈 수 있는 인간에게 생존의 가치와 식량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밀은 더 많이 소비하게 될 것이고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 충분히 예측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1인당 밀 소비량은 1970년대에 13.8kg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35kg으로 세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쌀 소비량과 비교해보면 1970년대 우리나라 인구 1인당 쌀 소비량은 136.4kg이었으나 69kg까지 하락했다. 곡물시장에서 유일하게 소비가 급증한 종목이 밀이다.

이렇게 밀소비량은 대폭 증가하고 있지만 그 소비량의 99%가 수입산 밀이다. 투기세력이 농산물에 배팅하면 농산물 가격이 하락해서 농부들이 파산하기도 한고 반대로 급등해서 수맥만 명이 굶주리기도 한다. 그래서 2008년에는 여러 개발도상국에서 식량파동이 일어났다. 국산 밀의 경우 밀가루 소비량이 4백만톤 이상이어서 쌀과 맞먹는 주식으로 소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1% 이하로만 소비되고 있고 나머지는 모두 수입업체의 수입밀이 장악하고 있다. 밀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4년째 재고를 쌓아놓고 있고 우리밀을 사용하는 업체들은 계속 줄고 있고 국산밀 가격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 수입 그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자국에서 생산되는 것이 있는데 품질이 나쁜 것도 아닌데 사용하지 않고 수입산이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컬 농부들의 소득은 떨어지고 있고 농촌 생태계는 파괴되고 있다.

△우리밀 환경 살리는 지름길

국산밀을 살려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환경적 가치 때문이다.

최근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겨울철에 자라나는 우리나라 밀은 겨울철 초록 숲이 제 역할을 못할 때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산소를 주고 미세먼지 저감효과에 큰 기여를 하는 농작물이었다. 지난 150년 동안 소비한 화석연료 대분분은 탄소 대기업 90개가 다 채굴했다. 곧 텍사코와 엑손모빌 같은 투자자 소유 기업 50개, 사우디 아람코와 페멕스 같은 국영기업 31개, 구소련과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공기업 9개이다. 화석연료에서 배출한 배기가스는 산업시대에 대기로 배출한 탄소의 거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이와 같이 화석연료에 기반한 경제 규모를 생태학적 비용의 규모로 환산하면 초원, 습지, 산호초, 산림 같은 전 세계 자연 생태계에 인간이 받는 혜택은 해다마 약 143조 달러에 이른다. 장거리 운송망, 에너지 인트라, 고속 통신 정보망으로 들어오는 각종 수입농산물은 국내에서 굳이 수입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화석연료에 기반하여 수입해오고 있다. 수입은 자국에서 생산될 수 없거나 생산이 힘든 경우 들여와야 함에도 재고로 버려지는 데도 들여오고 있다.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방법은 로컬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다.

기후 변화가 급증하고 화석연료가 점점 줄어드는 시대에 자원을 낭비하면서 무역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 탄소배출량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개인들의 선의를 무색하게 하는 행위나 다름없습니다. 필요한 것은 수입해야 하지만 국내 생태계를 기반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것을 지나친 무역으로 이득을 얻는 것은 환경과 생태계가 다 감당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이다.

몽골은 우유를 생산하는 가축이 인구보다 10배가 더 많은 데도 가게에 가면 현지에서 생산한 우유보다 유럽에서 수입한 유제품이 더 많다. 영국은 평균적으로 한 해에 수백만 리터와 밀과 양고기 수천 톤을 수출하는데 그와 거의 똑같은 양을 수입하고 있다. 말 그대로 똑같은 재화를 수출하고 수입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노르웨이에서 파는 대구 필레는 현지에서 잡은 대구를 다시 중국으로 수출해서 가공한 뒤 다시 수입한 제품입니다 생선 하나가 1만 6000킬로미터를 왕복한 셈입니다. 우리가 먹는 수입밀의 생태발자국은 엄청나게 길다.

미국, 캐나다산 1만1949km, 호주는 6948km입니다. 만 km 먼 곳에서 오는 탄소 발자국이 긴 제품이 아니라 국내에서 밀가루 1톤 49만g 한해 수입하는 4백만톤 1억9600만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시킨다. 이 배출량은 1년 동안 나무를 2000만 그루를 심어야 하는 양이기 때문에 환경비용 가치만으로도 우리밀을 사용하는 것은 엄청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수입밀의 수입액을 농민들의 소득과 일자리 창출 비용으로 환산하면 19억4908만6000달러 이상이다. 따라서 국내산 밀가루는 환경적 가치와 일자리 창출 가치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산 밀 등 로컬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화의 과도한 무역경제 속에서 노동착취뿐 아니라 환경 착취는 지구 생태계가 온전히 감당하고 있고 그것은 결국 인간에게 환원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 중에 모든 사람이 날마다 먹는 유일한 재화인 식량에서만이라도 환경비용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위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국산밀을 반드시 살려야 한다. /장윤영 천년누리 전주빵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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