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신천지교회 발 코로나19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에피데믹(국지적 대유행) 단계로 진입하는 심각한 상황을 맞았다. 2일 오후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만 4300여 명이 넘어섰고 사망자도 26명이나 나왔다. 이 중 대구 신천지교회 관련자가 73%를 넘어서면서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에 신천지교회가 지목됐다.
이에 정부와 자치단체가 신천지교회로부터 신도 명단을 넘겨받아 유증상자 파악에 나선 결과, 대구지역 신천지 신도 9300여 명과 그 외 지역 8563명, 교육생 383명 등을 유증상자로 분류하고 검사를 진행 중이다. 전라북도도 정부로부터 받은 도내 신천지 신도 1만3260명에 대한 유선조사 결과, 177명이 유증상자로 나타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지역 신천지 신도 중 연락이 안 되거나 무응답인 신도 수가 564명에 달한다. 특히 연락 두절인 신천지 신도들의 경우 방역 감시망 밖에 있기에 자칫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도 높다.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 환자 재생산지수를 보면 중국 등에선 환자 1명이 2~3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반면 대구 신천지교회에선 7~10명까지 감염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신천지교회 측이 제공한 신도 명단과 교회 시설 가운데 누락된 사람과 부속 시설이 적지 않다는 데 있다. 신천지교회 측이 밝힌 도내 교회 시설은 66곳이지만 전라북도가 자체 조사한 결과, 72곳이었다. 여기에 신천지 신도에 대한 도민 제보 요청 결과, 이틀 새 750여 명이 접수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이만희 신천지교회 총회장은 최근 신도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를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환란으로 규정하고 계시와 예언이 이루어지는 순리라는 주장을 펼쳤다. 신천지교회를 통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 대한 현실 인식이 전혀 없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이 고립되고 경제는 파탄나고 환자는 죽어가는 이 엄중한 사태를 맞아 신천지 교회와 신도들은 방역당국의 조사와 통제에 철저히 따라야 한다. 또한 정부와 자치단체는 신천지 교회 시설과 신도 파악에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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