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올해 개교한 전주 효천초 학생들 등교
발열체크 후 교사 인솔하에 교실로 입실해
중3·고2도 등교, 도내 12명 미열·복통 병원 후송
전북도소방본부 "코로나19 의심사례는 아니야"
“재연아~ 여기 봐, 엄마 여기 있어, 선생님 잘보고. 준서! 그래그래 아빠야, 잘할 수 있지?”
27일 오전 8시 30분 전주시 완산구 효천초등학교 운동장, 1학년 1반부터 8반까지 팻말이 서있었고, 팻말 뒤로 올해 1학년이 된 아이들이 1m 간격으로 신발주머니와 가방을 내려놓고 한줄 씩 줄지어 서 있었다.
학부모들은 운동장 한편 학교 펜스에 밀착해 아이 이름을 부르며, 안심시키는데 집중했다.
코로나19만 아니면 초등학교에 처음으로 입학하는 아이와 함께 교실까지 들어가 함께 했을 테지만, 방역 문제로 교문에서 아이의 손을 놓은 부모들의 마음은 애가 탔다.
부모 손을 떠난 아이들의 얼굴도 긴장으로 굳었고, 몸은 경직됐지만 눈은 자꾸 펜스 쪽을 향했다.
곧이어 교사들의 인솔 아래 각자 반으로 들어갔고, 들어가기 전 발열체크가 이뤄졌다.
운동장 집결 후 교실 입실은 생애 처음으로 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의 특별한 상황 속 혼란을 막기 위해 학교측이 자체적으로 준비한 등교 형태였다.
효천초 등교 대상은 1학년 200명, 2학년 141명으로, 학생과 교사를 제외한 외부인의 출입은 교문까지였다.
1학년 부장 황수진 교사는 “올해 개교인 우리 학교에 처음 나오는 1학년 학생들은 학교생활과 담임교사를 모르기에 이 같은 방법을 생각했다”며 “교육현장에서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켜 학부모님과 아이들이 안심한 학교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생애 첫 학교 수업을 받은 아이들은 수업이 끝난 뒤 학원 물품까지 챙겨 오느라 낑낑대는 모습도 보였고, 등교를 관리하던 교사가 짐을 들어주기도 했다.
학부모 김모 씨(32)는 “집에서 답답해하던 아이가 새 친구를 만난다는 생각에 즐거워했다”며 “교육현장의 방역이 철저히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전주 전주서곡중학교에서는 8시 15분부터 입실이 시작됐다.
학생들은 바닥에 부착된 거리두기 스티커를 따라 줄을 길게 선 뒤 차례대로 발열체크를 하고 입실했다.
교문부터 건물 출입구, 신발장, 1층 복도, 2층 계단과 교실 앞 등 곳곳에 배치된 교사들은 학생들의 거리두기 지침준수 관리에 구슬땀을 흘렸다.
교실 사물함을 복도로 빼 공간을 확보하고 공용쓰레기통 대신 자체적으로 마련해 배부한 개인용 검정비닐도 눈에 띄었다.
3학년 6반 박태욱 군은 “드디어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게 돼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면서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는 게 너무 불편하고 답답해 걱정이 된다. 빨리 진정돼 일상생활로 복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북지역 955곳의 학교와 유치원, 특수학교에서 유치원생과 초1·2, 고2, 중3학생 등 8만6133명의 등교(등원)가 이뤄졌다.
전북도소방본부는 이날 등교개학과 관련 도내 학교에서 미열과 복통을 호소한 12명의 학생을 병원으로 후송했다. 다행이 코로나19 의심사례는 아니라고 밝혔다.
/백세종·송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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