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가을의 세 번째 절기 백로(白露)가 지났다.
‘흰 이슬’이라는 뜻의 백로 절기쯤 되어서는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힌다는 데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을의 기운이 완연히 나타나는 시기로 옛 중국 사람들은 백로부터 추분까지의 시기를 5일씩 삼후(三候)로 나눠 특징을 말했다.
초후(初候)에는 기러기가 날아오고, 중후(中侯)에는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며, 말후(末候)에는 뭇 새들이 먹이를 저장한다고 했는데, 이처럼 동물들의 움직임을 통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간흐름의 빠름을 표현했다.
지긋지긋했던 장마와 무더위로 여름이 지루했다면, 가을은 그 색을 완전하게 느끼기도 전에 겨울에게 물려줄지도 모르겠다.
점점 짧아져가는 가을! 눈과 마음속에 부지런히 새겨놓자.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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