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대한 입장은 매우 실망스럽다. 은 위원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으로부터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받자 “금융중심지 지정 후 인프라를 보완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인프라를 갖추고 중심지 지정을 하는 것이 옳은지 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의 이런 입장은 전형적인 정치권 눈치보기가 아닐 수 없다. 이날 금융위 국감에 나선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전북 지역구 의원은 전무한 대신 부산출신 의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은 위원장은 특히 전북혁신도시의 금융도시 육성과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별개로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전북혁신도시가 금융중심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필수적인 현안임에도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지난 2009년 해양금융중심지로 지정된 부산은 먼저 금융중심지로 지정한 뒤 금융인프라 조성에 나섰다. 금융중심지 지정이 금융중심도시 육성의 시작점이었다. 하지만 전북은 지난해 4월 금융인프라 미흡을 이유로 금융중심지 지정을 보류했다. 금융위원회가 부산과는 다른 잣대를 전북에 적용한 것은 이중적 행태다.
전라북도는 지난해 금융중심지 지정 보류 이후 금융인프라 조성에 전력을 기울여왔다. 금융타운 건설과 글로벌 금융기관 및 국내 금융사 유치, 국내·외 금융포럼 개최 등 금융인프라 구축에 발 벗고 나섰다. 이같은 노력으로 인해 정부에서도 지난 7월 전북혁신도시를 금융중심도시로 적극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도 금융위원회가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어물쩍거리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 은 위원장도 “제3금융중심지로 지정되기 위한 전라북도의 노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라고 밝힌 만큼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말로만 금융중심도시 육성 지원 운운해선 안 된다.
전북정치권도 대통령이 약속한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 정세균 총리 재임 중에 금융중심지 현안 하나 해결하지 못하면 정치할 생각을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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