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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기업, 선적할 배 없어 수출길 막혀서야

도내 일부 수출기업들이 수출용 배 부족에 운임비 급등이라는 이중고에 허덕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수주에 성공하고도 배가 없어 수출을 못해 납기를 지키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도내 익산 왕궁농공단지에 자리한 농기계 생산업체 동양물산기업(주)은 미국 현지 3개 거점지역에 유통센터를 운영하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미주 농기계 시장을 공략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동양물산을 비롯 국내 농기계 제조업체는 뜻밖의 호황을 맞았다. 코로나19로 집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정원 잔디깎기용 소형 트랙터 등 농업기계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주 해운 노선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은 올해 상반기에 코로나 여파로 크게 줄었던 물동량이 하반기들어 대폭 증가하면서 초래됐다. 글로벌 대형선사(船社)가 운영하는 중국―미국 물동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중국을 출발해 미국으로 가던 배들이 이미 중국 화물만으로 가득 차자 한국을 건너 바로 미국으로 가버리는 것이다. 현재 동양물산은 평소의 3~4배에 달하는 1000여대에 육박하는 물량이 대기상태이다. 교역량이 늘면서 선박 확보가 어려워지자 선박 운임도 따라서 크게 올랐다. 11월 현재 운임은 올해 초 보다 2배 이상 치솟았다. 이에 따라 동양물산은 미주노선 운임을 2배 이상 부담하고 있지만, 설상가상 컨테이너 구하기 마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

이같은 해상 물동량 증가 이외에도 국내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또 다른 원인으로 지난 2017년 국적(國籍)선사인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외국적 선사 의존도가 크게 늘어난데 있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출범한 HMM이 수출출량을 담당하고 있지만 아직 역부족이다.

배를 구하지 못해 제때 수출을 못하는 지역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 해양수산부가 국적선사 임시 선박을 투입하는 등 비상대책을 시행할 때 지역 업체 물량을 우선적으로 선적되도록 해야 한다. 지자체와 정치권도 지역적 한계를 넘어 지역 수출업체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차제에 군산외항 등 지역여건을 활용하는 방안 등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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