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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20원 vs 1만 800원’…최저임금 갈등 전북서도 팽팽

“전북 자영업자 비중 타 지역보다 높아…경제여건 상 동결해야”
“소규모 사업장 비율 높아 저임금 노동자 보장해야”

“최저임금은 산업현장을 고려해 결정해야 합니다. 전북 경제여건 상 코로나19에 최저임금까지 인상된다면 경영이 어렵습니다”

“경제 상황을 이유로 줄곧 최저임금 동결 또는 삭감을 주장해왔습니다. 모든 경제적 위기를 최저임금 탓으로 돌리는 건 무책임한 것입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두고 노사 갈등이 커지고 있다. 최초 요구안 격차가 커 협상에 난항이 예고돼 있는데 전북에서도 양측의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지난달 29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최저임금위원회는 제6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사용자 위원들은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와 동결된 시급 8720원을 제시했다.

대표적인 근거로 자영업자 부담과 그동안 최저임금이 많이 올라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낮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 최저임금이 중위임금의 60%를 초과했고, G7 국가보다도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반면 근로자 위원들은 1만 800원을 요구했다. 올해보다 23.9% 높은 것으로 사용자 측의 요구안보다 2080원 많은 금액이다.

이들은 코로나19로 극심해진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또 근로자 생활을 안정시키고 사기를 올려 노동생산성을 향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전북에서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도내 경영계는 전북의 경제여건 상 최저임금까지 인상하면 전북경제가 흔들리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전북은 다른 지역보다 자영업 비중이 높아 코로나19 사태 속 동결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해 기준 도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26.3%로 광역 지자체 평균보다 3.8%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본부 관계자는 “전북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GM군산공장 폐쇄 등의 영향으로 협력업체 일감이 크게 줄어 최저임금 인상이 더욱 가혹하게 받아들여진다”며 “최근 중소기업은 근로시간 단축, 원자재값 급등 등 영업비용 상승요인이 산적해 있어 최저임금까지 인상할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도내 노동계는 최저임금과 고용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인정하지 못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모든 경제적 위기를 최저임금 탓으로 돌리는 건 무책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전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중소 영세 사업장 비율이 높아 최저임금을 인상해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비정규직과 여성 노동자 등의 삶을 보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준상 민주노총 전북본부 조직부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실제로 증명된 바가 없어 경영계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도내 사업장 중 90%가량이 50인 미만 소규모사업장이기 때문에 저임금 노동자들을 위한 유의미한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6일 제7차 전원회의에서 심의를 이어간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다음 달 5일로 이의신청 기간 등 행정절차를 고려하면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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