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이 듣는 신조어중의 하나는 “메타버스”일 것이다. 유명 소셜네트워크 기업이 사명을 메타플랫폼으로 바꾸었다니 미래 유망 투자처로 한두번은 들었을 것이고, 한 정치인이 매주 타고 다니는 버스를 매타버스라 해서 귀에 어느 정도 익숙해 진 듯하다.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Meta와 우주 또는 세상을 의미하는 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1월초 개막한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22)의 주제가 “일상을 넘어서”였는데, 메타버스가 올해의 새로운 트랜드로 추가되었다.
한편 인류 역사를 보면 펜더믹이 있을 때마다, 인류는 지혜를 발휘하여 혁신기술이 나오고 삶의 방식도 급격히 변하였다고 한다. 혹자는 인류역사가 코로나전(BC)와 코로나후(AC)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간의 행동반경은 급격히 좁아졌지만, 상상력의 범위는 획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상상력의 산물이 메타버스다. 온라인상에서 단순한 재미꺼리나 게임으로 시작된 서비스가 이제는 그 안에서 삶을 영위하고 상거래까지 가능하게 됨으로서, 새로운 라이프를 꿈꾸는 세대를 열광하게 하고 있다.
반면, 코로나19는 전통적인 문화산업에는 부정적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관객중심의 공연전시산업은 타격이 컸다고 한다. 2021년 상반기까지 문화예술분야 공연, 전시 취소로 인한 관람수입은 급격히 줄었고, 하반기 들어서 상당부분 회복 되었다고 하나, 12월 또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찬물을 끼얹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이다. 필자는 과거 인터넷 보급과 이를 활용한 국가정보화 사업을 하면서, 신기술이 인간의 관습까지 바꾸는 것은 꾀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경험한 바 있다. 반면 한번 익숙해지면 되돌아가는 것은 더 어렵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문화충격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새로운 문화를 접하면 큰 스트레스를 받다가 2년이 흐르면 적응을 마친다고 한다. 코로나가 우리나라에 첫 발견된 지 1월 말이면 만 2년이 된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싫든 좋든 2년 동안 우리의 생활방식도 거리두기에 익숙해지고 있는 듯하다. 젊은 직원들과의 회식문화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집단문화로 돌아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꼭 만나야 할 일이 아니면 화상회의가 더 편하고, 경제적이다. 대학에서의 수업도 상당부분 온라인으로 대체될 것이다. 대신 시간이 나면 가상세계(메타버스) 환경에서 그동안 못했던 체험이나 취미활동을 하거나 친구를 사귀거나 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익숙했던 현장 공연전시문화는 어떻게 될까? 메타버스 환경에서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수준의 감동을 준다면 공연전시 시장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다. 실시간 공연에 메타버스 환경을 접목시 서로 다른 공간에서 협연도 가능하고, 온라인 관객 확대도 가능하다. 문화콘텐츠 제작에 있어서도 인공지능,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시 쉽고 빠르게 제작이 가능하게 된다. 그만큼 편리하게 컨텐츠의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문화콘텐츠 제작산업은 발전 가능성이 높다. 놀랍게도 팬데믹은 기존 시장의 변화 이외에 새로운 산업의 발전을 가속화 할 촉매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년후 우리의 삶의 방식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메타버스 시대에 낙오자가 되지 않으려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미래의 주역이 될 MZ세대가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지 무엇에 열광하는지 자세히 관찰해 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올 것이다.
/이영로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원장
국가기술표준원 클라우드 NSC,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본부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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