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지원 논의 속 하원의장 '대량살상무기 사용' 운운
푸틴 측근 "적들이 우리 파괴…새 반미동맹 생길 수도"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탱크 등 중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러시아 주요 정치인들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비롯한 위협을 되풀이했다.
타스, AP통신에 따르면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은 22일(현지시간)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키이우에 공격용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세계적인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볼로딘 의장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평화로운 도시를 공격하거나 우리 영토를 점령하는 데 쓰이는 무기들을 공급한다면, 이는 더 강력한 무기를 이용한 보복을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핵보유국이 과거에 지역적 분쟁에서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유지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미국과 유럽연합이 세계를 비참한 전쟁으로 내몰고 있다"며 "러시아 무기의 기술적 우월성을 고려한다면 서방 정치인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이 자국을 쓸어버릴 세계적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직 러시아 대통령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도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탱크 등 중화기를 지원하려는 유럽 국가들을 비난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지난 20일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열린 서방 50여개국의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 그룹'(UDCG) 회의를 두고 "적들이 우리를 끝없이 파괴하려는 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그들은 충분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쟁이 장기화하면 어느 시점에 미국인들에게 짜증을 내는 국가들로 구성된 새로운 군사동맹이 나타날 수 있다"며 "미국이 유럽을 포기할 때 세계는 다시 안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측의 이런 반응은 유럽 여러 나라가 자국이 보유한 독일제 주력 전차 레오파드2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기 위해 중화기가 필요하다며 레오파드2 탱크 등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해왔고, 최근 폴란드와 핀란드, 덴마크가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폴란드는 레오파드 탱크 14대를 키이우에 보낼 준비가 돼 있다면서 독일의 분명한 승인을 기다린다고 발표했다.
레오파드 탱크는 독일제로 우크라이나에 보내려면 독일의 재수출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20일 람슈타인에서 이에 관한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는 독일의 반대로 합의가 불발됐지만,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22일 프랑스 방송 인터뷰에서 폴란드의 탱크 지원을 막지 않겠다며 한층 진전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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