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제자들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무면허 운전을 강요한 혐의로 장수군의 한 중학교 교사가 직위 해제됐다. 이러한 사실은 동행한 학생이 다른 학생에게 얘기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전북도교육청은 이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와 교사를 대상으로 긴급 감사에 돌입했다. 참으로 충격적인 일이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엄벌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뜩이나 열악한 다른 교사들의 교권이 추락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장수군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30대 교사가 지난 4∼6월 역사탐방 교육을 한다는 명목으로 주말과 휴일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제자 4명씩을 데리고 인근 도시로 여행을 다녔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제자들에게 골프장에 설치된 에어건으로 성기에 바람을 쏘거나 강제로 시속 100㎞ 속도로 운전하게 했다는 것이다. 또 고속도로에서 제자들에게 윗옷을 벗은 채 노래를 부르도록 강요하고 야구장에서 시속 90㎞로 날아오는 공을 맞게 하는 등 여러 가혹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제자들에게 같은 학교 여교사와 여학생들을 거론하며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고르라고 하고, 특정 여교사를 성적 대상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피해를 받은 학생이 2-3학년 20명에 달한다고 한다.
요즘 학교 현장은 혼란스럽다. 교사는 교사대로, 학생과 학부모는 그들대로 불만이 그치지 않는다. 걸핏하면 교사를 상대로 학생과 학부모가 대들고 고소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반면 이번 학생에 대한 학대나 성희롱 같은 예기치 않은 일도 발생한다. 도대체 앞뒤를 가릴 수가 없다.
이번 일은 엽기적이고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행동이다. 더욱이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게 이 교사는 제자들에게 휴대전화 사용금지와 발설금지를 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교사에 대해서는 엄하게 처벌하는 게 마땅하다. 또 한 교사의 일탈행동이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도 있다. 따라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상당수 학생들이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하니 치료가 우선이다. 그렇다고 학생과 학부모가 모든 교사를 신뢰하지 않고 경계한다면 정상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제자를 학대한 교사는 엄벌하되 교권 추락은 막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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