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고물가에 집중호우까지...다시 물가 '들썩'
재룟값, 인건비, 공과금 다 올라 영업 유지 어려워
'기사식당'에 대한 인식이 영업 유지 발목 잡기도
손님들, 부정적 반응 "너무 비싼 것 아니냐"
긍정적 반응도 '공존' "어쩔 수 없는 상황"
저렴한 가격, 푸짐한 양에 맛까지 보장된 '기사식당'이 역대급 고물가에 고민이 깊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고물가 상황이 진정되는가 싶더니 최근 집중호우에 따라 농가 피해가 극심해져 다시 물가가 들썩이기 시작해 휘청이고 있다.
현재 기사식당은 재룟값부터 인건비, 공과금까지 모두 오른 상황이라 메뉴 가격을 올리지 않고 영업을 유지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상황. 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는 사람들의 인식과 노동자·서민이 주로 찾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가격을 올릴 수 없다는게 기사식당 대표들의 입장이다.
25일 오전 10시께 찾은 완주의 한 기사식당. 식당 주인 정화우(61·여) 씨는 아침이라기엔 늦고, 점심이라기엔 이른 시간이지만 이미 손님맞이에 한창이었다. 거기에 점심 손님까지 맞이해야 해 식사 준비에 분주했다.
정 씨 역시 눈에 띄게 오른 재룟값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정 씨는 "24일 기준 상추 한 박스(4kg)에 9만 5000원이라는데 말이 되나 싶다. 얼마 전 11만 원이었던 것 감안하면 좀 저렴해졌지만 부담이 크다. 그렇다고 반찬을 줄일 수도 없고, 상추를 안 줄 수도 없고 눈 찔끔 감고 장사한다"고 하소연했다.
당장 메뉴 가격을 인상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그는 "손님들이나 나나 다 똑같이 어려운 상황에 살고 있는데 어떻게 메뉴 가격 올리고 반찬을 줄이겠나. 그냥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먹고살 수 있는 일이라도 할 수 있는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기사식당들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다. 또 다른 기사식당은 고물가에 따른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올린 가격은 겨우 8000원, 7000원이었던 메뉴 전체 가격을 1000원씩 올렸다.
해당 기사식당 주인은 "올해 3월에 미루고 미루다 다 1000원씩 올렸다. 손님들은 재룟값 오른 것 생각 안 하고 지금도 비싸다고 말한다"면서 "심지어 손님들이 기사식당이니까 '리필 해도 괜찮겠지', '당연히 저렴해야지' 생각하시니까 더 안 드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에 메뉴 가격을 인상했지만, 기사식당 주인들은 생각하지 못한 손님들의 "너무 비싸다", "왜 가격을 올렸냐"는 반응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가격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과 긍정적인 반응이 공존했다.
화물차를 운전하는 박모(60대·남) 씨는 "원래 기사식당이 다른 식당에 비해 저렴한 편이었다. 이전보다 재룟값, 전기·수도세 다 올랐는데 기사식당이라고 별수 있겠나. 상황이 그러니까 올릴 수밖에 없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6월 기준 전북지역 외식비(1인분)는 김밥 2960원, 자장면 6300원, 칼국수 8300원, 냉면 9200원, 삼겹살 1만 5592원, 삼계탕 1만 6300원, 비빔밥 1만 690원, 김치찌개 백반 8600원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