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신항 건설은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를 던져 놓고 있다.
어떻게 하면 전북이 명실공히 군산항과 함께 2개의 항만을 갖는 효과를 거머쥘 것인가가 그것이다.
이 과제를 등한시할 경우 전국에 무역항이 포화된 상태에서 신항은 군산항의 보조항으로 전락하는 등 전북은 항만물류의 오지로 여전히 남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오는 2030년까지 6개 선석이 건설될 신항은 2026년 5만톤급 2개 선석이 개장된다고 해도 과연 신항을 뒷받침할 물동량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현재 기본계획상 6개 선석중 5개 선석은 잡화, 1개 선석은 컨테이너를 취급토록 돼 있지만 이런 화물들은 이미 군산항과 중복이 된다.
이 상태를 유지한다면 군산항의 물동량은 수심이 비교적 양호한 신항으로 이전돼 군산항의 위상은 쪼그라들게 된다.
지난 2010년 새만금 신항기본계획 재검토 당시 신항의 물동량 중 56%가 군산항의 이전 물동량으로 산정돼 있다는 점이 더욱 우려를 자아낸다.
특히 전국적으로 31개의 무역항이 운영되고 무역항을 지닌 지자체마다 물동량 유치경쟁이 치열한 점을 감안할 때 타지역 물량의 신항유치는 사실상 기대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새만금 개발계획상 신항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인근 배후 산업단지가 없다. 군산항과 가까운 새만금 산업단지는 신항과는 거리가 20여km떨어져 있고 새만금 개발은 계획상 2050년에야 완료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신항은 상당기간 물동량 기근에 시달려야 한다. 결국 신항 개발은 동력을 잃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군산항과 기능이 중복되지 않으면서 국내 다른 항만에서 취급되지 않는 특화된 화물을 취급토록 하는 기능이 신항만에 설정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LNG 수요 창출을 통해 LNG냉열을 이용한 스마트식품 콜드항만, 수소 전용 항만, 농식품 전용 항만 조성 등이 고려 대상이다.
이를 위해 미국의 농업회사로 직원만도 15만여명에 달하는 다국적 기업인 카길을 비롯, 국내외 농수산 식품 업체들을 대상으로 민자 유치 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때만이 새만금 농생명 용지와 익산식품 클러스터, 식량 비축기지 조성 등에 대한 물류지원과 함께 충남, 전남 등 다른 지역으로부터 물동량을 유인해 신항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동시에 도내 수출 물량의 80%이상, 수입 물량의 약 40%가 다른 항만에서 취급되고 있는 등 수출입 물동량의 역외 유출현상 해소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군산항의 현안이 준설인 만큼 근본적인 준설대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러하지 않으면 물류의 생리상 군산항의 물동량은 신항으로 방향을 틀 수 밖에 없다.
신항이 특화되지 않고 군산항의 낮은 수심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신항의 건설에도 전북은 한개의 항만만 보유하는 초라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높다.
기업의 사활을 건 물류비용절감을 위한 전쟁은 치열하다. 해상 물류의 핵심 인프라인 항만 발전없이는 전북 발전은 요원하다.
새만금 신항의 특화와 군산항의 근본적인 준설대책 추진!
전북이 국내 항만 물류의 거점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이 2개의 과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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