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교와 견우직녀가 준 교훈
음력 칠월이면 가을에 접어든다는 입추와 더불어 천고마비의 계절로 접어든다. 특히 8월 22일은 우리 세시풍속인 칠월칠석으로 1년에 한번 ‘오작교’에서 견우와 직녀가 만나 애틋한 사랑을 속삭이는 날이라고 한다.
사실 요즘 독자들은 ‘오작교’하면 견우직녀의 오작교보다는 필자의 고향이 있는 광한루 오작교 부근에서 열리는 춘향제전행사가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필자도 지난 5월 25일부터 5월 29일까지 개최된 제93회 ‘춘향제전행사’에 많은 관심과 남다른 애정을 갖고 참여한 바 있으며, 성대하고 화려한 춘향제전 행사를 즐기며 뜻도 새겨보았다. 잠시 춘향제전의 내용을 소개하자면, 우선 춘향제의 꽃인 ‘춘향선발대회’를 빼놓을 수 없다. 초창기에는 출전자격을 남원시 관내출신으로 제한하였으나, 몇 년 전부터는 전국적으로 확대 선발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미인대회가 되었다. 또 민속씨름대회, 춘향국악대전 등의 볼거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먹거리도 있는데 광한루 안에 있는 월매집 막걸리 맛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인기가 절정이라 독자들도 기회가 된다면 꼭 경험해 보시기를 바란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광한루의 대표 상징인 오작교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자. 오작교는 이름 그대로 까마귀 오(烏)자와 까치 작(鵲)으로 까마귀와 까치가 놓은 다리를 말한다. 은하계에서는 오작교에서 견우와 직녀가 만나 서로 사랑을 속삭이고, 지상에서는 광한루 오작교에서 이도령과 춘향이 만나서 사랑을 속삭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럼 오작교의 주인공인 ‘견우직녀’에게는 어떤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전해지는지 조금 더 생각해보자. 견우(牽牛)는 한문으로 끌견, 소우로 소를 끌며 농사짓는 목동이고, 직녀(織女)는 배짤직, 여자녀로 배를 짜는 여자라는 뜻으로 견우성, 직녀성으로도 불리고 있다, 별의 이름으로 ‘견우’와 ‘직녀’ 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별의 고귀함을 생각해 볼 때 견우직녀의 격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견우직녀는 지금말로 표현하면 선남선녀로 인정받아 결혼도 하고 함께 같이 살게 되었으나, 결혼 후 사랑의 즐거움에 빠져 자기 본분을 망각하고 게을러져 이를 본 옥황상제가 견우직녀를 은하수 동쪽에는 견우, 은하수 서쪽에는 직녀가 살도록 하였다. 이 안타까운 견우직녀의 소식을 들은 까마귀와 까치가 남을 돕는다는 사랑과 봉사정신을 발휘하여, 매년 칠월칠석에 위험을 무릅쓰고 하늘로 올라가서 몸을 맞대어 오작교라는 다리를 놓아 줌으로 견우직녀가 사랑을 속삭이도록 하였으나, 그리움을 안고 다시 헤어질 수밖에 없는 서러운 심정으로 너무 많은 눈물을 흘려 칠월칠석에는 비가 많이 내린다고도 한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묻지마 식의 사건들이 자주 발생하는 요즘, 견우직녀의 숭고한 사랑을 도와주기 위한 까마귀와 까치의 봉사정신은 예로부터 전해져 오는 우리의 인정어린 덕행(德行)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또 견우와 직녀는 당초 부지런하고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결혼 후 그들만의 사랑에 빠져 자기 본연의 책무를 다 하지 않은 점을 보면서, 우리 인간도 비록 좋은 의도를 가진 행동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자신의 본연의 책무에서 벗어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부여된 책무를 다하는 것이, 우리가 가야할 정도(正道)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조현건 전 전북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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