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군 용담마을 촬영한 인물, 풍경 사진 총 50장 수록
고향 땅을 물속에 묻고 타향살이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던 수몰민들이 겪은 아픔을 아련한 흑백사진으로 어루만져 본다.
201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글쓰기에 매진해온 김혜원 작가가 자신의 첫 흑백 다큐멘터리 사진집 <용담댐 시리즈-수몰 이전>(눈빛출판사)을 새로 펴냈다.
작가는 이번 사진집에서 용담댐이 건설 중이던 1997년 9월부터 1999년 9월까지 2년 동안 진안군 용담마을의 모습과 1999년 10월부터 2000년 3월까지 5개월 동안 댐 건설 현장에서 촬영한 인물, 실내 및 풍경 사진 등 총 50장을 수록했다.
용담댐은 전주를 포함한 서해안 지역에 생활용수, 농업용수,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된 다목적댐이다.
카메라 앵글은 댐 건설 이면에 물에 잠긴 마을 때문에 고향을 잃어야만 했던 수몰민들의 견디기 힘든 삶의 현장에 주목했다.
작가는 과거 용담댐 수몰 이전의 모습을 통해 수몰 이후 시대가 당면한 자연과 생존에 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사진집은 프롤로그, 수몰민, 폐가, 마을, 에필로그 순으로 구성됐다.
작가는 국토 개발을 기치로 수몰과 실향의 아픔이란 극한 상황 속에 마지막까지 고향 땅을 지키고 있던 용담마을 50여 가구의 수몰민들이 내보인 강인한 생존 본능과 생태적 가치를 인물과 풍경에 포커스를 맞추고 35㎜ 카메라로 촬영해 기록으로 남겼다.
강제 이주 정책으로 살림살이를 모두 비우고 떠난 텅 빈 방, 살아온 흔적만 남기고 떠난 철거 전 폐가를 촬영한 사진들은 물론 주인의 체취가 묻어나는 적막한 폐가를 골라 적막한 분위기가 최대한 살아나도록 자연광을 이용해 카메라 광각 렌즈로 생생하게 나타냈다.
작가는 “농촌생활에 기반하고 있는 전통문화가 파괴돼 마을 전체가 폐허로 변한 종말론적 상황을 포착했다”며 “우리의 고향이 영원한 마음의 안식처임을 강조하고자 폐허의 황량한 분위기를 목가적인 분위기로 전환해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전북대 국문학과와 우석대 대학원에서 현대시와 시창작을, 백제예대와 중앙대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한 작가는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졌고 백제예대에서 사진이론, 전북대에서는 현대시인론과 글쓰기 등을 가르쳤다.
주요 저서로 <시와 사진과 인문학의 카르텔>을 출간했고 현재 명지대 한국이미지언어연구소 연구교수로 한국사진학 관련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및 한국사진학 대사전 편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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