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에게는 만남의 장소로도 친숙한 문화관광도시의 거점 ‘전주 풍패지관’(전주 객사)이 좀처럼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주시는 3년간의 서익헌 해체보수 공사와 매장문화재 발굴조사를 마치고 지난해 5월 풍패지관을 다시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2016년 정밀 안전진단 결과 부속건물인 서익헌의 기둥이 기울고 목구조가 손상된 것으로 확인돼 2018년부터 3년여에 걸쳐 해체 보수공사를 진행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정밀 발굴조사에서는 풍패지관이 고려시대부터 존재했다는 사실이 확인돼 관심을 끌었다. 당시 전주시는 발굴조사 결과를 토대로 문화재청과 협의해 보존 및 정비복원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풍패지관을 본래 모습으로 복원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만큼 철저한 복원·관리를 통해 후손들에게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남겨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과 전주시는 올 4월부터 풍패지관 학술조사 및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을 시행하고 있다. 계획대로 오는 12월까지 용역을 마무리하고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문화재청 승인 절차를 거치면 빨라야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나 본격적인 정비·복원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랜 보수작업을 거쳐 지난해 다시 공개된 풍패지관의 현재 모습은 역사문화도시 전주의 위상에 전혀 걸맞지 않다. 건물 보수공사는 마무리됐지만 주변 환경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도심 속 외딴섬으로 남아 있다. 그러다 보니 이곳을 찾는 시민이나 관광객을 찾아보기 힘들다. 문화재 보수공사가 마무리되면 시민들이 즐겨 찾는 원도심의 거점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인근 주민들의 실망도 크다. 시민 휴식과 만남의 장소로도 익숙해진 전주 풍패지관이 지금처럼 박제된 문화재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 문화재 주변 환경정비와 복원사업을 통해 도시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재탄생 시켜야 한다.
지난 1975년 보물(제 583호)로 지정된 풍패지관은 전주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역사문화 공간이다. 게다가 민선 8기 전주시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왕의 궁원’사업의 거점이기도 하다. 문화재청과 전주시가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풍패지관을 하루빨리 더 온전한 모습으로 시민 품에 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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