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애향운동본부 주관 30일 진안제일고 강당서 열려⋯200여명 참석
장영달 우석대 명예총장 등 주제발표⋯고 한승헌 변호사 유족 함께 해
“자랑스럽게 살지는 못하더라도 부끄럽게 살지는 말자.”
대한민국 시국사건 1호 인권변호사로 활동한 진안 출신. 소외 받는 자에게 가까이 있으라는 뜻의 근재산민(近在山民)에 들어 있는 ‘산민(山民)’을 호로 쓰는 인물.
산민 한승헌(1934~2022) 전 감사원장의 생애와 업적을 집중 탐구하는 심포지엄이 ‘진안을 빛낸 인물 심포지엄 산민 한승헌 선생’이라는 제목으로 30일 오후 3시 진안애향본부(본부장 우태만) 주관으로 진안제일고 강당에서 열렸다.
한승헌 변호사 부인 김송자 여사, 아들 한규무 광주대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심포지엄에는 전북애향본부 총재이자 재전진안군향우회장인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을 비롯해 양오봉 전북대 총장, 오재성 전주지방법원장, 김우 전주지검차장검사, 김학수 대한변협 회장과 관내·외 기관·사회단체 대표와 임직원 등 200명가량이 자리를 함께 했다.
주제발표자로는 장영달 우석대 명예총장, 황숙주 전 순창군수, 송기도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이종민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 등이 나섰다.
주제발표에서 장영달 명예총장은 “산민 한승헌은 일본 지식인들도 좋아할 정도로 유명하고 세계적인 인권변호사”라며 “산민은 무슨 ‘주의’를 위해 산 게 아니고 ‘상식이 곧 정의’라고 외친 새로운 인본주의 사상가여서 변호사라는 틀 속에 넣기에는 너무 큰 거인”이라고 주장했다.
감사원 공직자 출신 황숙주 전 순창군수(제47~49대)는 “김대중 정부 시절 1년 2개월 감사원장을 하면서 공모를 통해 원훈을 ‘공명정대’에서 ‘바른감사 바른나라’로 바꾸고 로고를 ‘국민의 귀와 눈을 형상화’한 현재의 로고로 바꿔 혁신을 이루고 직원들의 존경을 받았다”고 밝혔다.
송기도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산민은 군사정권 시절 1965년 분지필화사건의 변론을 시작으로 인권변호사라는 외길을 걸어오면서 두 번이나 구속되고 변호사 자격까지 박탈당한 참된 변호사이자 유머와 해학이 넘치는 변호사였다”며 “법조4성으로 추앙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종민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는 “산민은 한국 민주주의 역사의 산증인이며 개인의 이력을 나라의 역사로 읽을 수 있는 거인”이라며 “그러면서도 고향과 모교와 후배들을 애지중지한 삶을 사셨다”고 말했다.
우태만 진안군애향본부장은 인사말에서 “진안애향본부는 지역과 국가에 헌신한 인물을 찾아 그 업적을 차례차례 기리고자 한다”며 “오늘은 그 첫 번째로 인권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일생을 바쳐 최고의 인권변호사로 불리는 산민 한승헌 선생을 집중 탐구한다”고 밝혔다.
윤석정 전북애향본부 총재는 격려사에서 “산민 선생은 헌정사의 질곡 속에서도 영달의 길을 마다하고 힘들어 하는 백성들을 위해 온몸을 던지셨다”며 “어렵고 큰일을 하면서도 유머가 넘쳐 주위를 즐겁게 하고, 머리는 차가우나 가슴을 뜨거웠던 그 분이 그립다”고 말했다.
전춘성 군수는 환영사에서 “이번 심포지엄을 산민 선생님이 걸어오신 길을 본받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산민 말고도 진안 출신으로 각계각층에서 뭇 사람의 귀감이 되고 있는 인물들을 차례차례 탐구하고 널리 알려 진안인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악속했다.
산민 아들 한규무 씨는 “누가 고향을 묻는다면 출생지가 경남 통영이라서 당황스럽지만 저의 뿌리인 진안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한다”며 “소중한 행사를 준비해 주시고 진행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승헌 전 감사원장은 1957년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해 검사로 재직하다 1965년 변호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서슬 퍼런 군사정권 시절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분지필화사건(1965), 동백림사건(1967), 통일혁명당사건(1968), 민청학련사건(1974), 인혁당사건(1975), 김대중내란음모조작사건(1980) 등 100건이 넘는 굵직한 시국사건에 연루된 시국사범을 변호하다 옥고를 치른 1세대 인권변호사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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