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연체율 증가·대출 '오픈런'까지
지난 8월 전북 가계대출 연체율 1.25%
고금리·물가 기조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면서 가계 살림도 열악해지고 있다. 대출 연체율 증가는 물론 이른바 대출 '오픈런' 현상까지 일어나는 등 팍팍한 살림살이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공개된 최근 4년간(2019년 12월∼2023년 8월) 전북 예금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증가·감소를 왔다 갔다 하며 0%대를 유지했다.
올해 4월에 들어서 처음으로 1%대를 넘어섰다. 상승세를 보이던 연체율은 지난 6월 0.99%로 떨어지면서 0%대로 들어서나 했지만 다시 치솟았다. 지난 8월에는 최근 4년 중 연체율이 최고치인 1.25%를 기록했다.
전체 연체율은 비은행예금취급기관(새마을금고·신협·상호저축은행 등) 대출 연체율까지 더하면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 연체율 상승만이 문제가 아니다. 서민금융상품까지 인기다. 연 이율 15.9%로 법정 최고금리(20%)에 근접하는 햇살론15부터 최저신용자특례보증 상품까지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햇살론15보다도 연체 등을 이유로 햇살론15 이용도 어려운 서민을 위한 최저신용자특례보증 상품에 서민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픈런(문 열자마자 달려간다는 의미의 신조어)이 기본이 됐다. 불법사금융 등 고금리 대출이 불가피해진 서민들이 최저신용자특례보증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전북은행에 따르면 최저신용자특례보증 상품의 상품 취급 규모는 매달 70∼80억 원에 달하지만 3일 안에 모든 신청이 완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는 많지만 공급처가 적은 탓에 전북은행에도 많은 사람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렇듯 대출 연체율 증가와 더불어 서민금융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현재 서민 살림살이가 얼마나 고달픈지 짐작하게 만드는 현상이다. 고금리에 따라 대출 연체율이 늘어난 데 이어 고물가에 따라 소비까지 줄어드는 등 서민들은 하루가 다르게 가계 살림, 돈 걱정에 고민이 깊다.
익명을 요청한 정모(54·전주시 덕진구) 씨는 "들어오는 수입이 한정돼 있다 보니 가끔 걱정도 된다. 물가가 비싸서 장보는 것도 힘들고 금리가 오르니까 대출 이자 내는 것도 버겁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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