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전북특별자치도가 내년 1월 18일 공식 출범한다. 도로 곳곳에 있는 전북특별자치도라는 이정표를 목도하는 도민들의 소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최근 법률 개정을 통해 바야흐로 전북은 특별자치도 지위에 걸맞는 당당한 권한과 역할을 부여받았다. 낙후와 소외의 대명사 격인 전북이 이젠 가장 잘하는 농생명 산업, 자랑스러운 전통문화와 같은 특화자원을 활용해 스스로 발전을 시도하는 도전의 기회를 맞게 된 것이다. 하지만 누차 강조한대로 특별법 전부 개정은 하나의 과정에 불과할 뿐 전북의 진정한 도전은 사실 이제 시작이다. 아직 반영되지 않은 도민의 삶의 질 개선에 꼭 필요한 특례는 무엇인지 고민해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그런데 솔직히 우려가 앞선다.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지만 표절 의혹이 불거진 전북특별자치도 도시브랜드 디자인 변경은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특별자치도 출범에 맞춰 긍지·희망 등의 의미를 담은 문장(紋章)과 슬로건을 공개했는데 비슷한 디자인 탓에 표절 시비에 휘말렸고 결국 하룻만에 변경했다. 문장은 모 금융기관, 슬로건은 국내 한 대학교 로고와 비슷해 특별자치도 브랜드로 사용하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때문이다. 급한 불은 우선 끄고 보자는 식으로 슬로건을 급히 변경했는데 이런 주먹구구식 행정을 본 적이 없다. 가장 상징성이 큰 문장과 슬로건이 이럴진대 다른 것은 더 볼 것도 없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결정적인 시기마다 대형 실수가 터져 나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전북도는 지난 2월 공식 유튜브에 올린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 대회 홍보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지 한나절 만에 내린 바 있다. 주요 내용은 대회에 참가하고 나서 사랑을 얻었다는 것인데 저급하고 조잡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비슷한 시기에 전북도는 미성년이 춤을 추는 홍보 영상을 올렸다가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기도 했다. 성의없이 즉흥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게 아닌가 하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의욕적으로 일을 하다가 접시를 깨는 것은 당연히 용서받아야 하지만, 크고작은 실수가 반복되고 특히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같은 중요한 현안이 잘못된 원인은 철저히 점검하고 경우에 따라 문책도 뒤따라야만 한다. 그래야 비슷한 실수가 되풀이되지 않는다. 악마는 늘 디테일에 있다. 짧은 시간에 일궈낸 특별법 개정안 성과가 논란이 된 특자도 브랜드로 인해 그 의미가 반감된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다. 관계자의 맹성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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