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제 다가서기
1913년 6월 4일 영국의 어느 경마장에서 국왕이 참가한 경마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말이 코너를 도는 순간 에밀리 데이비슨(Davison, E.)이라는 여성이 “여성에게도 투표권을 달라”라고 외치면서 질주하던 말 앞으로 몸을 던졌다. 셀마에서 차별과 협박으로 말미암아 셀마 인구의 대략 절반을 차지하는 흑인은 투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었다. 1965년 수백 명의 인권 운동가들이 흑인 참정권을 요구하며, 80번 고속도로(Highway 80)를 따라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 87km를 행진하고자 했다. 두 사건은 공통적으로 선거를 통해 정치에 참여할 권리 즉 참정권 확보를 위한 희생의 역사다. 목숨을 바칠만큼 선거권을 확보하는 것이 왜 중요했을까? 선거의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들을 살펴보면서 오늘날 우리가 행사하는 선거권이 소중한 것임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2. 관련 교과
교과서 개념 및 특징 확인 |
통합사회 Ⅳ. 인권 보장과 헌법 3. 인권 보장을 위한 헌법의 역할 |
헌법 제10조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 추구권을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으로 규정하고, 국가가 이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무를 지우고 있다. 이러한 인권 보장의 의무를 실천하기 위해 우리 헌법은 ㉠ 자유권, 평등권, 참정권, 사회권, 청구권 등 여러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참정권은 국가의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이다. 대표자를 뽑는 선거권, 공직을 맡는 공무 담임권, 국가의 중요 정책을 직접 결정하는 국민 투표권 등이 있다. - 출처 : 통합사회(미래엔) - |
과제1) 밑줄 친 ㉠에 해당하는 헌법 조항을 찾아보자. (링크 : https://www.law.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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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2) 밑줄 친 ㉡에 해당하는 선거권, 공무 담임권, 국민 투표권의 의미를 정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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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주제 관련 신문기사
‣ 한겨레 2020.09.17. “청원서 길이만 270m” 그리고 세계 최초 여성 투표권
‣ 동아일보 2022.03.08. 주권자로서 존중받으려면, 투표하라
‣ 국민일보 2020.01.10. ‘18세 선거권’에 거는 기대
4. 신문 읽기
<읽기자료1>
여성의 투표권이 나랏법으로 처음 보장된 날이 1893년 9월 19일이다. 뉴질랜드가 세계 최초였다. 19세기 후반 뉴질랜드에는 백인 이민자가 모여들었다. 케이트 셰퍼드 역시 영국에서 온 이민자였다. 아이를 키우며 사회운동도 열심이었다. 한때는 기독교여성금주동맹 활동을 했다. 그때 사람들은 술 때문에 가정폭력과 가정파탄이 일어난다고 생각했다(지금 보면 술이 무슨 죄랴 싶지만). 그런데 “청소년에게 술을 팔지 말자”는 상식적인 법도 통과시킬 수 없었다. 주류업체는 로비를 하고 여성은 투표권이 없어서였다.
케이트 셰퍼드와 동지들은 여성참정권 운동을 했다. 원주민 여성인 메리 테 타이 망가카히아도 함께 했다. 1888년의 의회 청원은 거절당했다. 1891년에는 9천명이, 1892년에는 2만명이 서명한 청원서를 제출했다. 1893년에 케이트 셰퍼드는 3만2천명의 서명을 받아냈다. 청원서 길이만 270m였다나. 얼마나 많은 수냐 하면, 그때 뉴질랜드에 살던 백인여성 4분의 1이 서명에 참여한 셈이라 한다. 믿기지 않지만 뉴질랜드 정부에서 운영하는 자기네 역사 사이트에 나온 자료니 사실일 것이다. 당시 서명한 모든 사람의 명단도 인터넷에 올라 있다. 이런 노력으로 여성투표권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후손들은 뿌듯할 것이다.
뉴질랜드나 영국이나 평등한 투표권에 반대하는 ‘일부’ 남성들이 있었다. 그쪽이 낸 엽서와 만평이 더러 남았다. ①여성이 투표하러 나가면 ②집안일은 남성이 맡을 텐데 ③남성의 투표권 행사가 힘들어지므로 ④남성이 ‘역차별’ 받는다는 주장. 어이없다. 그러거나 말거나 역사는 진보했다. 북한은 1946년, 한국은 1948년, 사우디아라비아는 2015년에 여성이 참정권을 얻었다.
(출처 : 한겨레 2020.09.17.)
<읽기자료2>
참정권의 확대는 민주주의 발전의 전제조건이다. 주권자인 국민의 차별 없는 참정권을 이루기 위한 역사 과정에 두 가지 사건이 잘 알려져 있다. 1913년 에밀리 데이비슨은 영국의 유서 깊은 경마 대회 도중 국왕의 말 앞으로 뛰어들어 치명적 상처를 입고 사흘 만에 사망했다. 그녀는 ‘여성에게도 참정권을…’이라는 메시지를 영국인들에게 호소하기 위해 경마 트랙으로 스스로 뛰어들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5년 뒤에 30세 이상의 영국 여성들이 참정권을 갖게 됐고 이후 확대됐다.
1965년 3월 미국 앨라배마주 셀마에서 흑인들의 참정권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주지사를 만나기 위해 몽고메리까지 86km의 행진을 시작했고 경찰은 시위대를 폭력으로 진압했다. 이 사건은 이후 ‘피의 일요일’로 기록되었다. 그러나 이틀 후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주도한 2차 행진이 다시 이어졌고 여기서 인권운동가 제임스 리브가 살해되었다. 수많은 희생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3차 행진이 예정되자 여론의 지지가 확산되었다. 이에 린든 존슨 대통령은 연방군을 동원해 3월 21일 3차 행진을 호위하였고 시위대는 몽고메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셀마 행진은 그해 8월 투표권리법이 통과되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됐다.
참정권 확대의 역사는 희생과 끊임없는 노력이 수반되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투표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며 참정권 확보를 위해 노력한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다. 혹자는 기권을 통해 정치적 불만을 표출하겠다고 말한다. 잘못된 생각이다. 기권은 나를 존중해주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일 뿐이다. 기권은 누가 대통령에 당선돼도 상관이 없고 다른 사람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종속적 태도에 지나지 않는다.
(출처 : 동아일보 2022.03.08.)
<읽기자료3>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한다. 민주주의 국가는 국민들로부터 위임을 받은 대표자들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운영하는데 국민들의 위임 절차가 바로 선거다. 선거는 간접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가장 기본 토대이며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걸 확인하는 과정이다. 선거권은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교육감 등 선출직 공무원을 뽑는 선거에서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에 투표할 수 있는 권리다. 정당활동을 하거나 선거운동을 할 권리도 포함된다. 선거권 부여 자격은 국가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되는데 가급적 많은 이에게 주어지는 게 바람직하다. 민주주의 역사는 선거권 확대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귀족 등 상류층 남성의 전유물이던 선거권이 노동자, 여성, 흑인, 소수민족, 재외국민 등으로 확대되면서 참여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렸다.
선거연령도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1948년 만 21세였으나 1960년 만 20세, 2005년 만 19세가 됐고 14년여 만에 만 18세로 또 낮췄다.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있지만 동의하기 어렵다. 만 18세가 되면 결혼할 수 있고 군대에 갈 수 있으며 공무원이 될 수 있다. 독립적 존재로서 자신의 삶을 결정할 수 있는 충분한 나이다. 주요 선진국들이 망라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모두 만 18세 이상에게 선거권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막차로 그 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독일 슬로베니아 영국 등은 지방선거의 경우 만 16세에도 선거권이 있다. 청소년들이 정치행위를 하기에는 미성숙하다는 주장은 그야말로 편견일 뿐이다.
선거권을 고3 학생으로 확대한 것은 오히려 민주시민 교육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선거 교육을 제대로 받은 유권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선거할 나이가 되면 별다른 교육을 받지 않고 투표소에 간 이들이 대다수다. 선거권 확대를 계기로 선거권이 없는 학생들까지 포함해 고등학생들에게 체계적인 선거 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와 교육 당국이 협력해 선거의 의의와 절차, 불법 선거운동 사례 등을 담은 표준 교육안을 만들고 교육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학생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선거권 확대로 정치권이 젊은 유권자들의 삶과 요구에 더 진지하게 반응할 것이란 기대도 크다. 청소년은 미래의 주역이라고 치켜세우지만 정작 그들의 삶이나 고민에는 무관심했다. 청소년들은 기성세대에 비해 진영 논리에서 자유롭고 환경, 안전, 성평등, 미래, 공정 등의 이슈에 민감한 편이다. 선거권 확대가 국민의 정치 참여를 늘리고 후진적인 정치 문화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출처 : 국민일보 2020.01.10.)
5. 생각키우기
질문1) <읽기자료1>에서 케이트 셰퍼드가 여성 참정권 운동을 하게 된 계기를 찾아보자
질문2) <읽기자료2>를 읽고 선거권 행사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말해보자
질문3) <읽기자료3>을 읽고 청소년 선거권 행사 확대가 지니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6. 생각 더하기
◈ 더 알아보기(Q&A)
Q1> 선거권을 규정한 헌법 조항은 어디에 있나요? A1> 우리나라 현행 헌법 제24조에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Q2> 그럼 모든 국민이 선거권을 가지는데, 현재 만 18세 미만인 사람들은 선거를 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A2> 우리 헌법 제24조에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지고 있다고 규정하고, 「공직선거법」은 만 18세 이상의 국민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Q3> 그렇다면 선거권이 제한된 또 다른 유형의 사람들도 있나요? A3> 네. 있습니다. 「공직선거법」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거나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사람, 일정한 선거사범 그리고 법원의 판결 등에 의하여 선거권이 상실된 자, 기타 판결 등에 의해서 선거권이 정지되거나 상실된 자 등고 선거권을 가질 수 없습니다.
출처 : 지금 다시, 헌법(차병직 외 2인) |
◈ 더 알아보기(홈페이지 소개)
1>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링크 : http://manifesto.or.kr/)
우리 사회의 정치,행정,생활 영역에서 한국형 매니페스토 운동을 통해 각종 정책과 공약, 계획과 약속의 구체성, 효율성, 책임성을 높여 예측가능하며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사회 구축에 기여하기 위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사단 법인입니다.
2> 청소년참여포털(링크 : https://www.youth.go.kr/ywith/index.do)
청소년참여포털은 청소년 및 청소년지도자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참여 활동과 관련된 내용을 공유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입니다. 참가 신청 게시판(참가 신청 Y-With)을 통해 청소년이 참여 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있으며, 정책 제안을 통해 다른 청소년들과 언제든지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습니다. 투표 게시판(투표참여 Y-Vote)에서는 청소년과 관련된 결정 사항에 직접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 영화 소개
20세기 초 영국, 세탁공장 노동자인 ‘모드 와츠’(캐리 멀리건)는 한 남자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로서의 자신의 삶을 의심해본 적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여성 투표권을 주장하며 거리에서 투쟁하는 ‘서프러제트’ 무리를 목격한 그날도 그들이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거라 생각했던 그녀. 하지만, 여성이라는 이름 앞에 무너져버린 정의와 인권 유린의 세태에 분노하게 되고 부당함에 맞서기 위해 거리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데… 눈부시게 당당하고 아름답게 맞서라! 이 세상 모든 여인들에게 보내는 가슴 뜨거운 찬가 출처 : 네이버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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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노벨위원회는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한다. 한편 앨라배마 주 셀마에서는 흑인 투표권에 대한 방해가 극심해져 가고 마틴 루터 킹은 존슨 대통령을 찾아가 자유로운 투표를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지만 거절 당한다. 1965년, 마틴 루터 킹은 투표권 운동의 도화선이 될 셀마로 찾아가 행진을 계획하지만 경찰의 탄압으로 감옥에 수감되고 마는데… “먼저 간 이들이 말합니다. 더는 안 돼!” “더 이상은 기다릴 수 없습니다!” 역사를 바꾼 위대한 행진이 이제 곧 시작된다. 출처 : 네이버 영화 |
/ 삼례중학교 노재현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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