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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서 연 세 자매의 특별한 전시회…"시골 마을이 축제공간으로 변했죠"

'삼매헌전 귀향' 지난 25~29일까지 군산 임피 고향집에서 개최 마을 주민들 북적
타지에서 살던 세 자매 고향으로 내려와 황량했던 고향집 손수 가꿔 전시회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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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군산시 임피면 구절마을에서 열린 '삼매헌전 귀향' 현수막./사진제공=이명희씨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태어나고 자란 곳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어떤 본능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유목민처럼 떠돌며 살아도 마음 깊이 그리움으로 남는 곳이 고향이다. 

수십 년간 전남 순천에서 과학 교사로 재직한 이명희 씨(66)가 고향집인 군산시 임피면 구절마을로 귀향한 건 3년 전이었다.

오랜 시간 학생들을 가르친 그는 그림 공부를 위해 돌연 중국 유학길에 올랐고 현재는 문인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같은 해 이명희 씨의 언니 이순자 씨(69)도 40년 가까이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경기도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집으로 내려왔다.

이순자 씨는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황폐해진 고향집을 동생들과 함께 가꿔나가기 시작했다.

땅을 다지고, 꽃을 심어 황량했던 고향집 앞마당을 꽃밭으로 탈바꿈했다. 

원광대병원 수간호사였던 막내 이봉희 씨(62)는 언니들의 귀향을 환영하기 위해 그동안 취미로 그려온 수채화 작품 30여점과 둘째 이명희 씨의 문인화 작품 50여점, 사진을 찍는 오빠 이순구 씨(78) 작품 9점 등을 한데 모아 전시회를 기획하게 됐다.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임피면 구절마을에서 진행한 전시회 ‘삼매헌전 귀향’으로 전시 기간 동안 세 자매는 구절마을 주민들을 초대해 마을 축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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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군산시 임피면 구절마을 고향집 앞 세 자매 (왼쪽부터) 이봉희, 이명희, 이순자 씨/사진=박은기자 

29일 군산시 임피면 구절마을 고향집에서 만난 둘째 이명희 씨는 “평소 남들에게 베풀기 좋아하는 언니 덕분에 전시회가 마을 축제로 변했다”며 “군산시 임피면 마을축제를 열고 있는 것처럼 전시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고향집을 찾아왔다”고 밝혔다. 

전시는 마을축제와 같은 개념이다 보니 여닫는 시간도 따로 없어서 아침 일찍 열면 늦은 저녁까지 문을 열어두기 일쑤였다.

처음엔 뭐 하는 곳인가 궁금해 들여다보던 주민들도 전시회 기간 계속 찾아와 쉬어가기도 하고, 세 자매와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자매들의 작품을 구경하기보다 세 자매 얼굴을 보러 오거나, 정성스레 가꾼 꽃밭을 보러 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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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씨 작품 전시 모습/사진=박은 기자 

이명희 씨는 “인생의 30년은 부모님께 길러지고 다음 30년은 사회에서 일을 한다. 마지막 30년은 그동안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기라고 들었다"며 "저희 자매 작품을 보러 오는 분이든, 꽃밭을 구경하러 오는 분이든 상관없이 전시 기간 고향집을 찾아준 구절마을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며 지내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남은 생은 고향집에서 언니, 동생과 함께 꽃밭을 가꾸며 지내고 싶다"며 "자주는 못하겠지만 2년에 한번씩 작품을 모아 전시회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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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매헌전 #귀향 #구절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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