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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왜 거울은 깨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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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수 시인

요즘 모 재벌가의 이혼 이야기가 핫하다. 지난 5월 30일 항소심에서 아내에게 위자료 1조 3808억 원과 정신적 손해배상 20억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는 판결은 단군 이래 최대로, 정·재계를 뒤집어 놓았다. 일반적인 위자료 적정선 3000만 원임에 비하면 천문학적인 돈이다.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본분을 다하며 살아가는 소시민들에게 이들의 이혼 소식은 마음마저 혼란스럽게 한다, 이혼을 일컫는 파경(破鏡)은 깨진 거울이라는 뜻으로 부부의 사이가 틀어져 헤어지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본래는 헤어진 부부가 다시 합칠 것을 기약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중국 진나라가 수나라에서 망할 즈음 진나라 관리 서덕언(徐德言)이란 사람이 헤어지게 될 아내에게 두 쪽으로 깬 거울 한쪽을 주며 말했다. “수나라가 쳐들어오면 우린 헤어지게 될 터이니 이 깨진 거울을 증표로 가집시다. 내년 정월 대보름에 장안의 길거리에 내다 팔면 기필코 내가 그대를 만나러 가리다.” 약속했다

이듬해 정월 대보름날 서덕언은 장안에서 어떤 노파가 깨진 거울을 팔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자신의 품에 있는 거울 반쪽을 맞춰보니 딱 들어맞았다. 깨진 거울의 뒷면에 자신의 심경을 쓴 시를 노파 편에 아내에게 보냈다. 아내는 수나라의 노예가 되어 성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처지였다. 이처럼 애틋한 소식을 들은 수나라의 귀족 양소(楊昭)가 그녀를 풀어주어 두 사람은 재결합하게 되었다. 이처럼 파경은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언약하는 말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그와 정반대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파경은 갈라섬을 뜻하는 것이 아니었다. 전후 관계를 잘라버리고 깨진 거울만 강조하여 부정적 인간관계로 변질한 것은 사회가 그만큼 거칠어졌다는 의미다. 파경이라고 하는 이혼의 이유는 보통 성격 차이나 한쪽의 외도나 경제적 파탄으로 인한 위장이다. 부부가 서로 다른 성격으로 맞추기 어렵거나 갈등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 서로의 가치관이나 생활 방식에서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한 쪽이 외도를 저지르는 때 이혼의 이유가 된다. 이 경우 신뢰가 깨지고 마음의 상처가 크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문제가 가족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돈 때문에 싸우거나, 부부 중 한 명이 경제적인 파탄의 원인 제공이 되어 이혼을 선택한다. 이는 가정의 안정과 행복을 해치게 되어 결혼 생활 지속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혼은 종종 마지막 수단으로 선택되지만, 종종 필연적인 결말이 되기도 한다.

파경을 막기 위해서 부부는 노력해야 한다. 서로의 다른 성격과 가치관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자의 차이를 수용하고 타협점을 찾아가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또한 신뢰와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솔직하고 개방적으로 대화하면, 갈등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경제적인 문제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재정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협력해야 한다. 가정의 경제적 상황을 공유하고, 서로의 경제적 책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갈등 관리 능력을 키워야 한다. 부부간에 갈등이 발생했을 때 합리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특히 취미 활동을 함께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취미 활동을 통해 공동관심사에 관한 대화를 자주 나눌 때 부부 사이는 더욱 견고해진다. 이러한 노력은 부부간의 결속력을 강화하여 파경을 예방하고, 가정의 안정과 행복을 지킬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파경을 맞은 부부에게 묻는다. 왜? 거울은 깨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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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정성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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