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연안 스페인 마요르카는 따뜻하지 않았습니다. 도망치듯 파리를 떠나온 쇼팽과 상드, 먼저 도착한 소문으로 거처를 구하기도 힘이 들었다지요. 피아노조차 세관에 묶여버리고, 그들을 더욱 힘들게 한 건 세상의 시선과 냉대였다지요. 어느 날, 상드는 아직 외출 중인데 비바람이 몰아칩니다. 노심초사 오지 않는 상드를 기다리며 쇼팽은 오선지에 빗방울을 그려 넣습니다. 24개의 전주곡 중 15번째 ‘빗방울 전주곡’을 제17회 쇼팽콩쿠르 우승자 조성진의 연주로 듣습니다. 창밖엔 그날 쇼팽의 눈물인 듯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천국을 찾아갔을 그들, 마요르카는 천국이 아니었습니다.”
1960년대 말부터 70년대는 통기타와 블루진과 생맥주였지요. 음악다방 뮤직 박스에서 사연을 읽고 신청곡을 들려주던 DJ, 장발에 뒷주머니 도끼빗이 상징이었던가요? 소녀들의 분홍편지도 쌓이곤 했다지요. 사라졌던 ‘음악감상실’이, ‘DJ’가 익산 삼기 가는 길에 있습니다. 나 아직 파랗던 시절의 전주 홍지서림 옆 필하모니가 생각납니다. 음악은 만국 공통어라 하지요. 그래요, 음악은 국경만 허무는 게 아닌가 봅니다. 철옹성이라는 세대 간 경계도 없네요. 엄마와 딸인 듯 보입니다. 클래식과 올드 팝과 가요를 청해 듣네요. 2만 장 LP로도, 1만 장 CD로도 들을 수 없는 아련한 추억도 한 소절 있습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