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 경영행정대학원 어머니 유남옥 씨, 딸 구나연 씨
딸은 논문 통과⋯직장인 어머니 5학기 다니며 학위 수여
딸 구씨 "엄마의 도전, 더 나은 삶 응원해주려고 동반입학"
어머니 팔방미인 활동, 딸 글로벌 독서모임에 책 펴내기도
"친구처럼 공부하고 서로 응원해 준 덕분에 학위과정을 무사히 마칠수 있었습니다."
모녀(母女)가 동시에 대학원에 입학해 석사 학위를 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주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은 어머니 유남옥(61)씨와 딸 구나연(30)씨다.
14일 전주대에 따르면 이날 2023학년도 후기 학위 수여식에서 경영행정대학원 유남옥 씨와 같은 대학원에 다니는 구나연 씨가 석사 학위를 나란히 받았다. 딸 구씨는 ‘행정에서 사랑이 공공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어머니 유 씨는 5학기를 마치고 꿈에 그리던 석사모를 썼다.
이들 모녀는 수업을 하면서 서로에게 의지가 되었고, 학문적인 동지의식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딸 나연씨는 직장인 엄마의 도전과 더 나은 삶을 응원하기 위해 함께 대학원에 입학했다고 전했다.
어머니 유남옥씨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사람을 보는 안목이 부족해 인간관계에서 여러 번 실패를 경험했다"며 "어느 순간 남은 삶을 위해서 사람 보는 안목을 길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한 조직의 팀장으로서 무게감을 느끼며 무능한 관리자가 되지 않기 위해 지도(리더십)역량을 키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긴 고민 끝에 대학원에 도전하고 싶었다"며 "마침 책을 좋아하는 둘째 딸에게 함께 대학원에 등록해 친구처럼 공부하자고 했더니 흔쾌히 받아줘 만학도의 꿈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어머니 유씨는 완주 소양초∙중과 전주여자상업고등학교, 광양대를 졸업하고 전업주부로 12년째 생활하다가 현재 국내 굴지의 H보험회사에서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제1회 시니어 코리아 선발대회에 출전해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지역내에서 '팔방미인'으로 통하고 있다.
딸 나연씨는 눈 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외국인과 함께 글로벌 독서 모임을 구성하고 지역 MZ세대들과 청년들이 마주하는 삶의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일에 동분서주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지난 2021년에는 '서른에 마주하는 서른 가지 질문'이란 책을 출간해 작가로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유 씨는 "무엇이 되기 위한 포부와 각오보다는 노후의 삶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고 석사 학위에 걸맞게 스스로의 삶을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며 "그러기 위해선 앞으로 둘째 딸과 함께 삶의 지혜와 태도를 배우는 인문학 수업에 참여해 지속적으로 공부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구 씨는 "석사과정을 마친 후 두번째 책을 준비중이다. 앞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사람들과 삶에 관해서 다양한 고민거리를 함께 나누는 일을 하고 싶다"면서 "지역사회에 큰 도움이 되는 활동을 이어가고, 박사과정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민영 지도교수는 “학문에 대한 열정으로 모녀가 나란히 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을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특히 제가 가르친 학생들 가운데 '1호 석사'라는 점에서 남다르다. 모녀의 끝없는 도전에 항상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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