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9월 1일까지 교동미술관 2관에서 진행
표준화된 학습과 경험에 대한 비판의식 종이상자로 표현 '눈길'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설치미술은 예술가들의 개성을 드러내기에 유용한 영역으로 분류된다.
다양한 소재를 이용하고 시각과 청각, 후각과 촉각 등 여러 감각을 총망라해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주제가 다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채색화 및 미디어아트와 더불어 설치미술이 눈길을 끄는 트렌드로 자리잡는 추세다.
특유의 작업적 유연성과 묵직한 메시지, 거대한 크기 때문에 현대미술에서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설치미술이 청년작가들 사이에서 젊은 감수성을 반영한, 가볍고 소비적인 예술작품으로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전시가 27일부터 교동미술관 2관에서 열릴 정유진 개인전 ‘자유로부터 자유’이다.
2000년생의 젊은 작가 정유진은 고정관념과 관습, 통제와 인공적인 속성을 지닌 ‘결정된 것’들에 주목했다.
표준화된 학습과 경험에 구속된 현대인들은 사회적 규범과 질서에 개인의 가치관과 선택이 끊임없이 영향을 받아 진짜 행복과 멀어지게 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전형적 이미지를 전복시키거나 다른 방식으로 재구성해 동시대 설치미술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시도를 선보인다.
규격화되어 대량 생산되는 종이상자와 캔버스를 결합해 물리적인 형태로 제작하거나, 수많은 사각들을 천과 포장재 등으로 가리는 설치 작업물은 경직된 사고와 학습된 관념에 대한 모순적 상황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
특히 작가는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각의 형태를 ‘가린다’라는 행동으로 작업해 아이러니함을 극대화한다.
이는 작가의 주체성을 회복하고 관념에서 벗어난 ‘나’로 존재하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정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어떠한 말과 행동을 하거나 무언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자체도 표준화된 학습과 경험에 의해 행하게 된다”며 “행복의 기준마저 흐려지게 돼 타율적 삶에서 벗어난 자유를 갈망하며 작업했다”고 밝혔다.
작가는 2023년 전북대 예술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현재는 동대학원 미술학과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동안 <성격 차이> <작업실> <펀치 기계 자연사> <생존배낭을 싸는 철새를> <기억으로 서술된 세계> 등 단체전에 참여했다. 이번 ‘자유로부터 자유’가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다.
전시는 오는 9월 1일까지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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