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농원 일대 축산 확장으로 수질·토양오염, 악취 등 환경훼손 심각
13년 만에 축사 매입 완료…국내 최대 규모 자연환경복원사업 본격화
자연환경 생태계 기능 회복 및 생태 교육·관광 등 복원 모범사례 기대
한센인 강제 이주라는 슬픈 역사를 안고 있는 익산 왕궁 정착농원이 생태계 복원 모범사례로 거듭난다.
28일 익산시 녹색도시환경국 브리핑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정부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왕궁 정착농원 자연환경복원사업’이 대상 구역을 구체화하는 등 본격 추진된다.
환경부가 주도하는 이 사업은 총사업비가 100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복원 프로젝트로, 내년부터 2030년까지 6년간 추진 예정이다.
왕궁 정착농원 일대 훼손된 자연환경의 생태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생태습지와 생태숲, 전망시설, 탐방로, 주차장 등 인프라 조성과 다양한 생태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이 주요 골자다.
왕궁 정착농원은 1948년 국가의 강제격리 정책에 따라 한센인들이 대거 이주하면서 생겨났다.
당시 정부는 한센인들의 생계를 위해 축산업을 장려했고, 이후 무분별한 축산 확장으로 인해 수질·토양오염과 악취 등 환경훼손이 심각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10년 7개 부처 합동으로 왕궁 정착농원 환경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왕궁면 일대 축사 매입을 시작했다.
익산시 역시 정부 및 전북특별자치도와 함께 축사 매입에 힘을 쏟았고, 지난해 장장 13년 만에 매입이 완료됐다.
이는 그동안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해 희망의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출발점이 됐다.
환경부는 시급성과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왕궁 정착농원 일대 179만㎡를 자연환경복원사업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했고, 시는 생물종 서식지 파편화로 인한 생태계 단절 복원, 난개발 요소 해소, 생태 네트워크 구축 등 사업 방향 설정을 위해 지난 1월 왕궁 축사 매입 부지 자연환경복원사업 추진 방향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우선 시는 복원 공간을 생태계적 가치가 인정될 수 있도록 공간모형을 제시한 유네스코 맵에 따라 핵심구역과 완충구역, 협력구역으로 구체화한 상태다.
핵심구역은 만경강에서 주교제와 용호제·학평제로 이어지는 수생축과 이를 둘러싼 산림축을 복원해 동식물의 서식지를 보호한다.
완충구역은 핵심구역을 보호하면서 생태관광 및 교육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조성되고, 협력구역은 지역주민과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해 지역사회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시는 올해 용역이 마무리되면, 내년에 있을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양경진 녹색도시환경국장은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전국 최대 규모의 자연환경복원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며 “왕궁정착농원이 한센인 강제 이주의 슬픈 역사를 딛고 훼손 생태계 복원과 환경 교육, 생태 관광의 모범사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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