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활천-활천', 중편소설 '구두를 닦는 사람' 개작
40여 년 전 경험담 소설에 녹여내…가상과 현실의 경계 모호 신선함 전달
김동곤의 장편소설 <활천(活泉)-활천(活川)>(신아출판사)은 작가가 오래전에 쓴 중편소설 ‘구두를 닦는 사람’을 개작해 새롭게 펴낸 것이다.
김해시 활천동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설은 40여 년 전 작가가 실제 겪었던 경험담을 소설에 녹여내 사실성을 극대화했다.
이와 동시에 한참의 세월이 흐른 뒤 두 부자(父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는 가상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흐릿해 독자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신선한 충격을 안기지만, 작가는 개의치 않는다.
이 때문에 소설에서는 일인칭 서술자가 삼인칭 인물들을 가상의 공간에서 만나는 등 서술자와 시점이 다소 모호하게 읽히기도 한다.
“차갑고 수상한 바람이 불었던 활천고개를 넘고 넘은 한동안의 세월이었다. 그 세월의 끝에 활천(活泉)의 활천(活川)교회에 나가게 되었다. 이야길 끝맺으면서 그 고개 이름과 교회 이름을 들먹인 것은 여유가 생긴 탓이었다. 활천(活泉)이나 활천(活川), 살아있는 물(The Living Water)이었다. 관심을 두고 전해 내려오는 이야길 찾아보기도 했다. 가앙과 마주앉으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었다. 형문을 만나면 들려주고 싶은 내용이었다. (중략) 뒷산 신어산도 바로 그 물고기에 관계되었다. 이야기 거리, 간단히 적바림해두자(p.238~239)”
프롤로그로 시작하는 소설은 ‘활천(活川)’, ‘실로암’, ‘사시’, ‘가위표’, ‘천원에 놓는 돌’ ‘아픈 식탁’ ‘1-1=1’ ‘담구멍’ ‘그 어머니의 신령’ 등 21개 부제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주요 플롯으로 삼고 전개한다. 가족이 겪었던 김해 활천에서의 이야기와 인생의 고비를 넘으며 깨닫게 된 서술자의 감정과 신앙의 가르침 등을 서술하고 있다.
김동곤 작가는 프롤로그를 통해 “오래전에 쓴 중편소설을 개작한 작품”이라며 “활천-활천 속에 이음줄 표를 쓴 것은 이런저런 바람이 섞인 물결 속에 신어(神魚)나 가야(伽倻)를 넣은 진실성이 충만한 작의”라고 밝혔다.
1948년 경남 사천에서 출생한 작가는 1988년 동서문학 신인상을 받으면서 작품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 2019년 시인정신 신인상과 2021년 밀양아리랑 공모전 포토에세이 우수상, 2022년 한국문학예술신인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소설집 <흔들리는 갈대를 보았느냐> <고무신을 신은 남자> 장편소설 <티> 산문집 <아버지 이야기>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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