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140분간 진행
"아내 신중치 못한 처신 잘못…국민이 싫다면 대외활동 안해야"
"명태균과 부적절한 일을 하거나 감출 것도 없다"
한동훈에 "공동의 정치적 이익 추구할 때 강력 접착제 될 것"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민생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했고, 제 주변의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부터 드린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다"면서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며 이같이 말했다.
담화 및 기자회견은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20분까지 140분간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을 맞아 국민들께 감사와 사과 말씀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국민들께 사과드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국민들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것"이라며 대국민담화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022년 5월 10일 공식 취임한 윤 대통령은 오는 10일 임기 반환점을 맞는다.
윤 대통령은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과가 어떤 것에 대한 사과인지 특정해달라는 질문에 "사과의 대상을 구체적으로 말하기에는 지금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다"며 "명태균 씨와 관련한 내용 등 일부는 사실과 달라 인정할 수도 없고 모략이라 그것은 사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여러 내용이 사실과 다르지만 제가 대통령으로서 기자회견을 하는 마당에 그 팩트를 갖고 다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그게 다 맞는다고 할 수도 없다"며 "어떤 것을 집어서 말한다면 사과를 드리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사실 잘못 알려진 것도 많은데 대통령이 맞다 아니다 다퉈야 하겠는가"라며 건건이 특정하지 못하는 것을 양해해달라고 했다.
부인 김건희 여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매사에 더 신중하게 처신해야 하는데 이렇게 국민들한테 걱정을 끼쳐드린 것은 무조건 잘못"이라면서 김 여사의 대외 활동에는 "결국 국민들이 좋아하시면 하고, 국민들이 싫다고 하면 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활동을 공식 보좌할 제2부속실장을 발령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선거도 치르고 대통령을 도와야 하는 입장"이라며 "예를 들어 대통령이 참모를 야단치면 '당신이 부드럽게 하라'고 하는 것을 국정 관여라고는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 때부터 저를 타깃으로 하는 것이지만, 제 집사람도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 제 처를 많이 악마화시킨 것은 있다"고 했다.
김 여사 특검법 관련 질문에는 "대통령과 여당이 반대하는 특검을 임명한다는 것 자체가 헌법에 반하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미 2년 넘도록 수백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해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을 조사하고, 김건희 (여사)를 기소할 만한 혐의가 나올 때까지 수사했다"며 "그러나 기소를 못 하지 않았나"라고 되물었다.
윤 대통령은 "이런 것을 갖고 특검을 한다는 것 자체가 다른 사람에 대한 인권 유린"이라며 "헌법 제도 틀 안에서 대통령이 받아들이고,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사법이라는 이름으로 꼭 필요할 때 써야 하는 칼을 정치에 가져오는 것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명태균 씨와의 통화 녹취 공개를 계기로 제기된 여론조사 조작과 공천개입, 창원 국가산단 정보 사전 유출 관련 의혹은 부인했다.
윤 대통령은 명 씨와 통화 녹음이 공개된 데 대해서는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또 감출 것도 없다"며 "대선에 당선된 이후 축하 전화를 받고 어쨌든 선거 초입에 여러 가지 도움을 준다고 움직였기 때문에 수고했다는 얘기도 하고, 이런 이야기를 한 기억이 분명히 있다고 비서실에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부인 김 여사와 명 씨가 연락한 데 대해서는 "한 몇 차례 정도 문자나 이런 걸 했다고는 얘기를 하는데, 좀 일상적인 것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자신과 김 여사가 개인 전화로 사적인 소통을 이어가며 각종 논란이 불거졌다는 지적과 관련, "저도, 제 처도 취임 후 휴대폰을 바꿨어야 한다"며 "저 자신부터 못 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근본으로 들어가면 저에게 있다"고 답했다.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저는 명태균 씨한테 무슨 여론조사를 해 달라는 얘기를 한 적은 없다"며 "여론조사가 잘 나왔기 때문에 늘 그것을 조작할 이유도 없고, 그리고 또 잘 안 나오더라도 조작한다는 것은 인생을 살면서 그런 짓을 해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2022년 국민의힘 선거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당에서 진행하는 공천을 제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창원 제2국가산단 관련 정보가 명태균 씨에게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창원 산단을 포함해서 열 몇개의 국가산단은 제 대선공약"이라며 "산단 지정은 오픈해서 진행하는 거지, 비밀리에 진행하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부는 정부대로, 당은 당대로 국민을 위해서 가장 유능한 정부, 가장 유능하고 발 빠른 당이 되기 위해 열심히 같이 일하다 보면 관계가 좋아지지 않겠는가"라며 "개인적 감정을 갖고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공통·공동의 과업을 찾아나가고 공동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해 나갈 때 강력한 접착제가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언론에서도 자꾸 갈등을 부추기는 게 아닌가"라며 "정부와 대통령실, 당이 계속 머리를 맞대고 일을 하면 자주 만나야 하지 않는가. 그러면 우리의 존재 이유인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을 통해 선공후사로 그런 문제는 풀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시정연설 불참과 관련한 질문에는 "저는 국회를 굉장히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고, 내년에는 꼭 가고 싶다"며 "야당이 특검법을 추진하고 동행명령권을 남발하는 것은 국회를 오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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