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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주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전주여행의 미래를 묻다

2021년부터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전주관광거점도시 시민대상 사업
전주여행학교, 전주 도심 숨겨진 여행지 발견해 관광 폭 넓히자는 취지
올해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프로그램 진행…'전주는 어떤 여행지인가'
15일 전북대 느티나무 카페에서 6명 외국인과 '전주여행' 주제 대화 나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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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전북대 느티나무 카페에서 만난 전주여행학교 참여자들이 전주에 대한 감상을 나누고 있다. /조현욱 기자

전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 유입이 그만큼 확장되고 있는 덕분이다.  올해 운영됐던 <전주여행학교>도 그 중 하나다.  전주여행학교는 2021년부터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전주관광거점도시의 시민대상 사업이다. 전주시민들이 ‘여행’이라는 관점에서 전주를 다시 보게 하는 여행학교는 전주의 도시 곳곳에 숨겨진 매력적인 여행지를 새롭게 발견하고 이를 통해 전주 관광의 폭을 넓히는 것이 목적이다.  올해는 전주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까지 대상을 넓혀 진행됐다. 8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외국인은 131명. 그들에게 전주는 어떤 여행지일까. 지난 15일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섯 명의 외국인을 전북대 느티나무 카페에서 만나 여행 도시 전주는 어떤 모습인지 들어 보았다.   

△참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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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dick Bhattarai

Sadick Bhattarai 사딕 바타라이(남, 29세) 

네팔 출신. 전북대 박사과정(전자공학)에 재학중이다. 장소와 인물에 애정이 많다. SNS를 통해 전주여행학교를 알게 되었으며 서학예술마을, 남부시장, 객리단길 재즈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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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ura Roca Casanova

Laura Roca Casanova 로라 로카 카사노바(여, 20세)

스페인 출신. 전북대 교환학생 1년차다. 여행과 춤, 노래 등 예술에 관심이 많다. 전주여행학교에서는 비빔밥 축제와 남부시장 투어, 객리단길 재즈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Camila Rucia 카밀라 루시아(여, 29세)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 전주에서 영어교사로 일한지 1년째다. 한국문화와 언어를 좋아하고 암벽등반과 새로운 사람 만나기 등 도전적인 활동을 즐긴다. 서학예술마을과 객리단길 재즈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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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ienza Jerrica Red

Atienza Jerrica Red 아틴자 제리카 레드(여, 26세)

필리핀 출신. 한국 생활 3년차로 전북대 의대 언어치료학 석사과정에 있다. 여행을 좋아하고 SNS 소통을 즐긴다. 여행학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접했다. 비빔밥 축제, 남부시장 투어, 객리단길 재즈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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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isha Kaur

Tanisha Kaur 타니샤 카우르(여, 20세)

인도 출신. 전주에 온지 6개월 됐다. 전북대 교환학생으로 영어를 전공하고 있으며, 그림과 독서를 좋아한다. 전주여행학교 프로그램에서는 멕시코 음식과 함께 한 객리단길 재즈가 가장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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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honkulov Khojiakbar

Ishonkulov Khojiakbar 이숀클로프 코지악바 (남, 22세) 

우즈베키스탄 출신. 한국에 온지 4년이 넘은 대학생이다. 독서와 축구를 좋아하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주여행학교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서학예술마을과 남부시장, 객리단길 재즈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외국인의 눈으로 볼 때 전주라는 도시는 어떤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바타라이   느낌이 강했던 것은 남부시장이었어요. 전주라는 도시 속에 숨어있는 비밀의 공간인 것 같았어요. 국제상점과 야시장이 한 곳에 모여 있는데 흥미진진했거든요.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객리단길의 재즈음악도 잊을 수 없었어요. 

로라   남부시장이 가장 흥미로웠어요. 남부시장과 한옥마을에 가면 전주의 한 가운데를 봤다는 느낌이에요. 가장 역동적이면서 한국의 전통을 느낄 수 있었어요. 

레드  전주가 서울이나 부산처럼 관광객이 많지는 않죠. 서울은 역사와 문화, 현대적인 관광을 모두 즐길 수 있는데 전주는 조금 더 전통적인 느낌이에요. 

타니샤  전주의 최고 매력은 음식이라고 생각해요. 전주가 한국의 음식도시라는 말이 실감났어요. 길거리 음식들 특히 한국식 핫도그는 정말 맛있었어요. 

코지악바  한옥마을은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이고 남부시장은 활기가 넘쳤어요. 남부시장의 먹거리는 정말 좋았어요.

 

-전주에서 여행할 때 불편함은 없었나요.  

바타라이   외국어 문제가 가장 컸어요. 일단 전주를 알리는 글로벌 채널이 부족하구요. 외국인 혼자서 여행하기에는 언어 지원이 너무 부족했어요. 중요한 장소에 대해 외국어 설명이 없고, 영어로 된 지도는 있는데 막상 그 자리에 가면 외국어 간판이나 소개가 없어요. 

카밀라  저도 언어장벽을 크게 느꼈어요. 물론 대중교통 자체는 제가 사는 남아공보다야 훨씬 낫지만 영어 서비스는 많이 부족했어요. 

레드  비슷한 이야기인데 어쩌다 도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의사소통이 잘 안되더라구요. 리무진 버스터미널은 도심에서 너무 멀고 불편했어요. 

타니샤  언어문제를 꼽고 싶네요. 통역이 없으면 혼자서는 많이 힘들었어요. 유명한 맛집이나 장소에 계시는 분들이 조금 더 다양한 언어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장소나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세요. 혹시 나만의 ‘시크릿 포인트’가 있다면 그것도 소개해주시죠. 

바타라이  사람마다 취향이 다를텐데요 제 경우에는 판소리가 가장 매력적이었어요. 판소리를 직접 듣는데 제 심장이 뛰더라구요. 모처럼 음악에 푹 빠졌어요. 장소로는 남부시장에 가서 그곳의 음식을 맛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로라  역시 한옥마을이죠. 한옥마을에 가서 한복을 빌려입고 거리를 다녀보는 경험을 추천하고 싶어요. 비빔밥도 정말 맛있고 덕진공원의 음악분수도 좋아요. 숨은 장소로는 밤에 오목대에 꼭 가보라고 하고 싶어요. 전주시내를 보면서 느끼는 평화로움이 아주 좋아요. 사실은 이곳을 저만의 공간으로 남겨두고 싶어요. 

카밀라  로라와 의견이 같아요. 전주는 밤이나 해질 무렵이 가장 좋아요. 밤의 객사도 아름답고 아중호수도 정말 좋아요. 전북대도 밤에 더 아름답거든요. 숨은 장소로는 꽃심 도서관을 추천하고 싶어요. 

레드   저도 비슷해요. 이번 전주여행학교 프로그램을 제 개인 SNS에 올렸는데 ‘좋아요’와 댓글을 많이 받았어요. 객리단길 재즈골목을 꼭 추천하고 싶어요. 저만의 장소라면 모악산이 좋았어요. 

타니샤  한옥마을과 객사거리를 추천합니다. 한옥마을은 한국의 문화를 깊이 느끼게 해주고 객리단길은 다양한 음식과 거리, 여러 종류의 옷가게가 있어서 늘 흥미로운 곳이에요. 저만의 장소라면 덕진공원이에요. 꽃들로 가득 찬 호수를 보면서 피크닉 하는 경험은 짜릿하죠. 연화당 도서관에서 보는 음악분수도 황홀해요.

코지악바  한옥마을이죠. 한복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느낌이 좋구요. 전통문화전당에서 오후를 보내는 것도 좋아요. 무엇보다 덕진공원에서 일몰을 보며 산책하는 것은 아름다운 경험이죠. 저만의 장소는  오목대예요. 평화롭게 생각에 잠길 수 있게 해줍니다. 

 

-전주여행 프로그램에 대한 생각과 제안을 듣고 싶습니다.

바타라이  전주라는 도시의 아름다움을 탐험한 느낌이에요. 제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과 사진을 보고 많은 친구들이 어떻게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해 했고, 많이 부럽다고 했어요. 내년에도 꼭 참여하고 싶어요. 

로라  두 가지를 제언하고 싶어요. 첫째는 역시 전주에서 가장 매력적인 곳은 전주 한옥마을이에요. 밤에 전주한옥마을을 탐험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복을 입고 밤의 한옥마을을 걷는 것만으로 유니크한 경험이 될 수 있어요. 또 하나는 단순 관람형 프로그램 보다는 엑티브한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어요. 올해 프로그램은 비빔밥 축제에서 음식을 만들고, 판소리를 배우고, 재즈 공연에 참여하는 등 엑티브한 프로그램이 많았죠. 내년에는 댄싱, 하이킹 등 보다 활동적인 프로그램이 추가되면 좋을 것 같아요.

카밀라  내년에는 음식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좀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소셜미디어보다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 많이 궁금해했고 여행학교의 아이디어를 많이 칭찬하더군요. 그런데 홍보하는 방법이 조금 더 적극적이었으면 좋겠어요. 외국인 커뮤니티와 직접 협업한다든지, 외국인들이 많이 모이는 카페에 홍보를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레드  여행학교가 내년에도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한복체험이나 동물원도 가보면 좋겠어요. 외국에 있는 친구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한 장소는 서학예술마을이었어요. 

타니샤  프로그램이 다 좋았어요. 특히 재즈는 정말 감동이었어요. 서울도 아닌 전주에서 이렇게 멋진 재즈클럽을 만나다니 정말 좋았고 여러 문화가 융합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웠어요. 

 

-마지막으로 전주의 관광홍보와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 해보죠. 

바타라이  큰 문제는 못느꼈어요. 시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많고 사람들도 모두 친절해서 어렵지는 않았어요. 물론 개선해야 할 점들이 있겠지만 특별히 잘못하고 있지는 않아요. 

카밀라  전주는 멋진 이벤트가 많은 도시입니다. 하지만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거리의 광고들을 이해하기가 어려웠어요. 한국인들에게는 충분하겠지만 저 같은 외국인들을 위해서는 거리 광고에 영어가 같이 표기되면 좋겠고, 특히 젊은 친구들에게는 영어로 운영되는 SNS 채널을 활발하게 할 필요가 있죠. 

로라   젊은 층들은 관광정보를 페이스북이나 홈페이지에서 찾지 않아요. 대부분 글로벌 SNS를 이용하죠. 인스타그램이나 Ticktok 등을 가장 많이 사용하죠. 재미있는 짧은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요

레드  카밀라 이야기에 동의해요. 멋진 이벤트가 많은데 사전에 정보를 알기가 어려워요. 이벤트를 영어로 홍보하는 채널이 좀 더 많이 필요하죠. 

코지악바  큰 불만은 없었는데 밤 시간대에 전통공연이나 이벤트 등이 좀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전주의 밤은 정말 많이 다르거든요. 밤에 전주의 다른 모습 혹은 마법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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